오상수 새롬기술 사장이 20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경영권을 대주주인 홍기태 새롬벤처투자 사장측에 넘겼다. 이에 따라 새롬기술은 4개월간의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지었으며 새 진로를 모색하게 됐다.
◇사임배경=오상수 사장은 이날 김대선 부사장을 통해 밝힌 기자회견문에서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12월 31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이후 새롬기술의 대표이사직을 사임,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사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총소집 연기, 가압류 회피, 우호지분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왔다. 그랬던 오사장이 경영권을 포기한 것은 사법처리를 앞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자금부족 등 현실적인 어려움도 한 원인이다.
오 사장은 최근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개인투자자의 우호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으나 주가하락 이후 주식매도 사태가 벌어졌다. 오 사장의 지분은 7∼8%로 떨어졌다.
여기에 검찰이 분식회계 혐의로 오 사장을 기소할 방침을 정했다. 오 사장은 분식회계와 허위공시 등의 혐의에 대해 “회계상의 실수와 오해에 따른 것”이라며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으나 불구속 입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새롬기술의 행로는=새롬기술측은 홍 사장과 경영권 이전을 논의하면서 통신사업 등 기존의 골격을 현 임직원이 유지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장의 사업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 사장의 의지만으로 유지해온 다이얼패드 사업의 무게가 크게 달라지는 등 일부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이얼패드는 현재 새롬기술과 오 사장이 50%씩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홍 사장의 한 측근은 “새롬기술의 경영방침을 충분히 검토해 12월 임시주총에서 밝힐 것”이라며 “통신사업을 기본 골격으로 하고 신규사업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화업계 반응=대표적인 인터넷전화(VoIP) 업체인 새롬기술의 경영권 변동에 대해 업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새롬기술이 향후 다이얼패드 등 인터넷전화사업 전반을 재조정하겠지만 현재 인터넷전화의 주축인 폰투폰 사업 등에 본격 참여하지 않아 업계에 미칠 영향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경쟁사의 한 임원은 “새롬기술이 초기 인터넷전화 붐을 일으켰으나 서비스가 본격화하지 않아 시장에 미칠 영향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새롬기술로 인해 인터넷전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사직은 지분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사장은 일단 이사직을 유지하나 향후 진로는 결정되지 않았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