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 김칠두 차관보 cdkim@mocie.go.kr
세계경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최적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기업활동이 세계화하고 있고,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디지털 네트워크 경제시대가 도래했다. 아울러 생명기술(BT)·나노기술(NT) 등 새로운 기술간 의존도가 높아져 지식기술혁명이 가속화하고 있고, 환경과 시장이 조화된 지속가능 발전에 대한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우리경제의 경쟁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중국의 급부상이다. 중국은 WTO가입과 함께 개혁개방을 확대하고 있으며, 연 7% 이상 고도성장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떠올랐다. 이미 중국은 2001년에 GDP 세계 6위,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세계 2위의 국가로 성장했다. 중국의 급성장은 한편으로는 시장확대의 기회일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거대한 위협요소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우리경제는 중국 등 신흥경제의 발흥과 선진경제의 질주 사이에 끼어 붕괴될(nut-cracked) 수도 있다.
정부는 이의 대응전략으로 지난 9월 ‘2010 산업비전:산업 4강으로의 길’을 제시했다. 여기에서 21세기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으로 과거의 자본투입·외형성장 주도형에서 혁신·질적성장 주도형으로 전환할 것을 제시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의 하나가 전통산업에 e비즈니스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e비즈니스를 확산시키려면 우리의 e비즈니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e비즈니스 인덱스’를 개발해 기업별·산업별 e비즈니스 수준을 측정했다.
이번에 나온 e비즈니스 인덱스는 기계장비·전자·자동차·통신·금융 등 11개 업종의 5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조사결과 e비즈니스 인덱스 평가요소 중 환경과 인프라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업무프로세스·경영진·조직의 점수는 낮은 수준이었다. 한마디로 e비즈니스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나 실제 영업활동의 변화는 크지 않고 사람들의 e비즈니스 마인드도 높지 않다는 것이다.
21세기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요소가 e비즈니스다. 정부도 e비즈니스 확산을 위해 올해 6월 ‘2002 e비즈니스 확산 국가전략’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중소기업의 e비즈니스 추진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3만개 중소기업 IT화 사업’을 내실화하고 전자상거래에 대한 획기적인 세제지원책을 모색해 거래의 생산성과 투명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 전자무역 중심국가의 실현을 위해 아시아 및 유럽과 서류 없는 무역시스템을 구축하고 ‘e비즈니스기업 해외진출협의회’와 ‘글로벌 e비즈니스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산업별로 차별화된 B2B 확산전략을 추진하고 e러닝(eLearning) 활성화 등을 통해 e비즈니스 지원기능을 강화하고 있으며 e비즈니스 인력양성·표준화 등 운용기반과 정보통신 인프라, e비즈니스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또 전자거래 관련 법률들도 우리실정에 맞게 정비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적극적인 행동이 있어야 우리경제의 질적도약이 가능하다. 산자부는 이번 ‘e비즈니스 인덱스’사업에 참가했던 기업들에 자신의 e비즈니스 수준에 대한 평가결과서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보고 해당기업의 CEO·CIO·e비즈니스담당임원은 ‘우리회사의 e비즈니스 수준은 동종업종의 다른 기업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말 우리회사의 e비즈니스는 어느 부분이 잘 되고 있고 어느 부분이 문제가 있는지, 우리회사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려면 어떠한 해결책이 있는지’ 근본적인 물음부터 다시 한번 검토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비즈니스는 회사의 기업가치 극대화를 가져오고 국가경제의 경쟁력 강화로 직결되므로 ‘e비즈니스 강국’ 건설이야말로 기업과 국가가 윈윈하는 전략이다. 기업들이 이에 대한 차분한 재검토와 미래에 대한 설계를 통해 변화된 산업 패러다임에 도전해 웅대한 기상을 펼쳐줄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