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킬러 콘텐츠

◆최종호 엠드림 사장 choi@m-dream.com

 불과 2년 전만 해도 휴대폰에 대해 이야기하면 얼마나 연결이 잘 되는지, 음성통화 상태가 얼마나 좋은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하지만 최근 SMS에 이어 SK텔레콤의 NATE, KTF의 멀티팩, LGT의 ez-i 등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젠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통화품질, 휴대폰의 디자인이 아니라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기에 얼마나 편리한지, 이를 위한 폰의 성능이 얼마나 뛰어난지가 가장 중요한 선택 요인이 된 것이다.

 특히 올 초 144Kbps의 속도를 내는 CDMA2000 1x망보다도 16배 이상 빠른 EVDO 서비스가 상용화된 후 이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동 중에도 고속 인터넷 검색은 물론 양방향 데이터 전송까지 가능한 EVDO 서비스는 최고 2.4Mbps의 전송속도를 구가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다.

 이같은 EVDO서비스가 비싼 요금, 단말기 가격의 부담 등으로 인해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자 최근 정보통신부는 요금을 인하해 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 역시 향후 빠르게 변화할 무선인터넷에 관심을 모으며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 통신업체들도 IMT2000 서비스, WCDMA 등 무선 통신망의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으며 관련업계에서는 최대 100Mbps의 속도로 각종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제 4세대 이동통신기술까지 서둘러 논의하고 있어 현재 무선인터넷 시장은 그야말로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이러한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물론 새로운 무선인터넷, 무선통신기술 개발이 촉진되고 발전되는 것은 관련 업체들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같은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고 더욱 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다.

 처음 벨소리, 캐릭터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으로 활기를 띠게 된 무선 콘텐츠 시장은 모바일게임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모바일게임의 경우 게임관련 매체들에서 따로 ‘모바일게임 코너’를 지정해 관련 소식을 중요하게 다룰 정도로 게임 장르의 하나로 뚜렷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무선인터넷 사용자 수를 늘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같은 현상은 EVDO, IMT2000에 이어 서둘러 논의되고 있는 4세대 이동통신 등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뛰어난 무선통신기술의 효율가치를 올려줄 기대주는 결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이라는 사실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 역시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게임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을 뿐 아니라 활성화되고 있는 VOD 서비스를 활용, 모바일게임의 동영상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사용자들의 재미는 몇 배로 배가 될 듯 싶다.뮤직비디오나 방송프로그램 VOD 서비스도 향후 모바일게임과 더불어 차세대 무선 인터넷 시장을 이끌어갈 대표적인 킬러 콘텐츠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통신시장에서 킬러 콘텐츠의 역할은 갈수록 더욱 중요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킬러 콘텐츠가 얼만큼 제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통신기술이 사장될 수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을 단순한 시간낭비 또는 오락적 요소로만 평가하던 때가 있었다.하지만 이제 확실한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산업으로, 오히려 미래를 앞당기는 힘있는 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콘텐츠 개발 관련업체들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가지는 힘을 인식하고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단순 콘텐츠만 개발하는 태도도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콘텐츠 업계가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책임감을 갖고 확실한 기획력,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콘텐츠를 개발, 탄탄한 미래를 준비해 나간다면 무선인터넷 시대의 장밋빛 미래는 상상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