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거품시대의 최후 생존자 중 하나인 아마존닷컴(Amazon.com)은 2주 전 연말 쇼핑시즌을 맞아 새 의류 사이트 문을 열었다.
아마존은 얼마나 많은 품목이 팔리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3년 연속 ‘기쁨의 계수기 (Delight-O-Meter)’도 설치했다. 분석가들 역시 인터넷을 통한 선물 구입이 크게 활기를 띠고 아마존에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마존 주가도 올라가기 시작해 지난 4일(현지시각) 18달러 78센트에서 15일에는 22달러 21센트까지 치솟았다. 이는 2년 만의 최고가였다.
그렇다면 아마존 주가가 이같은 ‘기쁨의 계수기’와 분석가들의 응원 덕분에 오른 것일까.
그렇지 않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상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우선 아마존은 지난 수개월간 대주(short-selling)의 주요 목표물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투자자들이 아마존의 주가하락에 돈을 걸었다는 얘기다. 대주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아마존 주식을 빌려 곧바로 매도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으로 주식을 다시 매입한 뒤 돌려줘 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이다.
지난 10월말 아마존 대주 신고기간때 아마존의 대주물량은 5230만주로 그 전달의 4730만주보다 늘어났다. 어느 면으로 보나 이 수치는 꽤 큰 편이었다. 아마존의 평균 일 거래량이 800만주인 점을 감안하면 포지션 청산에 6일 이상이 걸리는 셈이었다. 나스닥의 평균 포지션 청산일수는 2.5일 정도다.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10대 기관투자가의 보유주식 1억3100만주를 제외할 경우 대주물량은 거래가능 물량의 거의 40%에 달한다. 이는 무슨 의미일까. 간단히 말하면 대주 투자자들이 베팅을 잘못했다는 것이다. 아마존 주가가 오르는 바람에 포지션 커버를 위해 주식을 다시 매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아마존 주가가 오른 이유는 또 있다. 사이트(http://www.bigcharts.com)에서 아마존의 옵션거래를 확인해보면 1470만주 이상이 20달러에 콜옵션으로 매각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기관 및 헤지펀드들이 아마존 주가가 청산일인 15일 20달러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다시 베팅을 잘못한 것이다.
아마존이 20달러를 넘는 바람에 이같은 콜옵션 매도자들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주식을 매입해야 했다.
결국 아마존은 일반 투자자들이 거래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종목이라는 얘긴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연말 쇼핑시즌에 좋은 소식이 들려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