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가정용 게임기 온라인 서비스 돈이 될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15일 ‘X박스’로 인터넷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 제공에 나서며 기존 온라인 게임기 서비스 업체들인 소니와 닌텐도에 도전장을 던졌다.

 MS가 3대 게임기 업체 중 가장 늦게 온라인 게임기 게임 서비스에 진출했지만 이 회사의 막대한 투자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MS의 X박스 본부장인 제이 앨러드는 “다가올 대변화의 물결은 온라인”이라고 꼽았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기 게임으로 큰 수익을 내려면 무엇보다 재미있는 게임을 많이 제공해야 하는데 과연 게임 제작회사들이 소비자들이 만족할 게임기용 온라인 게임을 얼마나 많이 제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온라인 게임기 게임은 비디오 게임 제작회사에는 일장일단의 양면을 띤다. 이들에게 온라인 게임 개발은 경제적 부담이 아닐 수 없으며 게다가 새로운 온라인 PC 게임도 올해 출시해야 할 입장이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온라인 게임은 단순히 게임 소프트웨어 CD를 판매하는 것보다 수익성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게임 제작사는 대체로 게임기용 게임 판매시 10%의 이익밖에 챙기고 못하고 있지만 예외적으로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는 인기가 너무 좋아 중독성 문제로 소송 위협까지 받고 있는 온라인 게임 ‘에버퀘스트’의 경우 사용료 월 12달러 95센트 가운데 40%를 순익으로 챙기고 있다.

 사실 온라인 게임기 게임을 즐기려면 게이머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 호스트 서버를 운영하는 업체에도 비용부담이 늘어난다. MS는 자사 온라인 서비스인 ‘X박스 라이브’로 제공되는 모든 게임 서버를 자체 관리하지만 PS2와 닌텐도 게임큐브의 게임 운영 서버는 주로 게임 제작사 비용 부담으로 운영된다.

 게임 제작사는 온라인 게임 가입료 중 일부 몫을 챙기는 것과 게임 CD 판매 중 어떤 것이 자사에 더 유리한지 따지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현재로서는 게임 제작사들은 온라인 게임기 게임 가입자가 어떤 게임기이건 내년말까지 수십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지는 않고 있다. 이용자들도 게임 온라인화에 대한 지출에 대해 대체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래도 소니의 PS2가 미국에서만 1790만대나 판매됐다는 사실은 온라인 게임기 게임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월간 일렉트로닉게이밍이 편집장 댄 슈 수는 “온라인 게임기 게임 이용자가 소수에 불과할 것 같은 상황에서 온라인 게임기 게임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할 게임 제작사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소니의 생각은 다르다. 소니는 온라인 게임기 게임에 대한 초기 고객 반응이 매우 뜨거웠기 때문에 일부 게임 제작사들이 그같은 회의적인 전망을 중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시장조사회사 NPD펀월드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오우는 소니가 지난 8월 온라인 PS2 게임 서비스 출시 후 첫 5주 동안 1차 어댑터 재고분 10만개가 매진됐다는 점을 들어 소니의 편을 들었다. 소니는 지금까지 판매된 네트워크 어댑터수가 21만개라며 그 수가 연말까지 40만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자체 예상했다.

 X박스 라이브를 이용하려면 49달러 99센트인 X박스 라이브 스타터 키트를 별도 구입해야 한다. 이 키트는 X박스 라이브 1년 이용권과 상대방 게이머와 채팅할 수 있는 헤드폰이 포함돼 있다. MS는 이 키트가 연말까지 10만대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소니는 PS2 온라인 게임 서비스에 대해 일체의 이용료를 받지 않고 있으나 일부 게임 제작사들은 자사 PS2 온라인 게임 가입료 징수를 추진중이다.

 닌텐도도 지난 10월 게임큐브 온라인 게임에 필요한 어댑터를 출시했다. 하지만 닌텐도 게임기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은 ‘팬터지 스타 온라인 에피소드 I&Ⅱ’뿐이어서 사실 온라인 게임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는 편이다.

 온라인 게임기 게임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게임 제작사는 일렉트로닉아츠다. 이 회사는 PS2용 ‘매든 NFL 2003’의 온라인 버전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의 홍보담당자 제프 브라운은 “소니와 MS가 온라인 게임기에 대해 언급했을 때 사실 건성으로 들었다”며 “온라인 게임기 게임은 오는 2004년이나 2005년까지 대량 소비시장으로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보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지만 EA가 PS2 온라인 게임 서비스 개시 6주 동안 온라인 매든 게임 플레이 계정이 24만5000개나 만들어진 것을 보고 온라인 전략을 조금씩 재고하기 시작했다”며 “EA는 PS2 온라인 게임을 새삼 인식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회사 IDC의 애널리스트인 쉘리 올하바나 일렉트로닉게이밍의 수 등 일부 전문가들은 PS2 온라인 게임 계정 설정자가 40만명이 되더라도 흥분할 게 전혀 못 된다고 지적했다. 올하바는 “온라인 게임 시장은 거대한 CD 설치 시장에 비하면 매우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MS도 게임 제작사들이 온라인 게임시장 진입을 꺼리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X박스 마케팅 부장인 데이비드 허포드는 “게임 제작사들은 온라인 게임이 거대 시장으로 성장하고 소비자도 온라인 게임을 즐길 준비가 돼 있다는 확신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EA 등 일부 게임 제작사들은 월 가입료 중 일부를 챙겨야 하는 아직까지는 소규모인 온라인 게임 시장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EA는 다음달 ‘심스 온라인’을, 루커스아츠는 내년 초 ‘스타워즈 갤럭시’를 온라인 게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두 게임 모두 이 전에 PC 게임용으로 개발됐다.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는 에버퀘스트처럼 정교한 온라인 PC 게임 타이틀 3가지를 개발중이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