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컴캐스트-AT&T 합병 인터넷 개방성에 위협"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등 미디어 및 기술 업체들이 소비자단체들과 공동으로 20일 미 통신규제당국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공개서한을 보내 컴캐스트-AT&T브로드밴드 합병승인 등 FCC의 최근 결정들이 인터넷의 개방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MS와 월트디즈니 대표들은 이에 앞서 위싱턴의 소비자권리 보호단체 미디어액세스프로젝트의 앤드루 슈왈츠만과 함께 FCC 위원과의 회동에 참석해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슈왈츠만은 회동에서 “컴캐스트와 AT&T브로드밴드간 ‘있을 수 없는 합병’으로 FCC가 인터넷의 개방성을 보호할 채비가 돼있지 않다는 것을 드러냈다”며 “대형 케이블TV업체를 통한 초고속인터넷 접속이 점차 보편화되면서 인터넷의 본질 훼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18개 기업체와 단체들은 FCC가 초고속인터넷 고객의 경쟁사 이용 허용 의무화 조치 결정시 인터넷의 기본 성격을 해치지 않도록 촉구한 대 FCC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FCC는 지난주 미 2위 케이블업체인 AOL타임워너보다 2배 가까이 규모가 큰 케이블업체를 탄생시킨 컴캐스트의 AT&T브로드밴드 인수를 승인하면서 인터넷의 개방성 유지를 위한 어떤 관련 조건도 부과하지 않았다. 컴캐스트의 홍보 담당자 제니 모이어는 새 합병회사의 330만 초고속 데이터 이용고객이 지금이나 앞으로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해서나 FCC 공개서한에 대해서도 논평을 꺼렸다. 그녀는 대신 공개서한 서명자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집단’이라고 악평한 전미케이블통신협회 부사장인 댄 브레너의 발언을 인용했다. 케이블업계 이익단체인 이 협회는 발표문을 통해 “현재 1000만 케이블모뎀 이용자는 인터넷에서 자신들이 선택한 어떤 콘텐츠에도 마음대로 접속하고 있다”며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 규제를 지지하는 진영에서 소비자가 인터넷 사이트 접속시 부딪히는 문제에 대해 어떠한 물증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FCC 공개서한 서명업체는 인터넷기업 아마존닷컴과 e베이, MS, 애플컴퓨터, 라디오샥, 야후, 디즈니, 독립비디오필름제작자협회, 미디어액세스프로젝트, 커뮤니티미디어연맹 등 소비자 보호단체들이다.

 이들은 서한에서 “인터넷이 주는 혜택은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의 간섭 없이 정보를 만들고 나누고 접속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된다”며 “현재 인터넷의 역동성과 창조성이 위기에 처해 있으며 FCC가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광대역 인터넷 보급이 지체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컴캐스트의 최고경영자(CEO) 브리언 L 로버츠는 최근 “컴캐스트 하이스피드 서비스 이외의 다른 대체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소비자 선택의 범위는 아직까지는 다른 지역의 다른 업체에만 한정돼 있다. 컴캐스트 고객들은 일부 도시에서 주노, 넷제로, 어스링크를 이용할 수 있다.

 로버츠는 “앞으로 2년에 걸쳐 1000만가구에서 AOL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MS에도 다른 업체와 동등한 선택권을 부여하겠다”며 “우리는 소비자에게 그들이 원하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강변했다.

 많은 케이블모뎀 이용자들이 인터넷 선택에 제한을 받는 이외에 다운로드 속도의 제한, 속도와 데이터양에 따른 비용부담 등의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차터커뮤니케이션스, 콕스커뮤니케이션스 등 관련업체들은 다운로드 속도가 200∼250Kbps로 초고속케이블이나 DSL 접속속도의 3분의 1 수준으로 느린 저가 고속 서비스를 시험 서비스중이다.

 새 합병기업 컴캐스트의 회장 마이클 암스트롱(전 AT&T 회장)은 올초 상원 청문회에서 “‘넷 돼지’를 추적해 바가지를 씌울 기술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로버츠 컴캐스트 CEO도 상원의 한 패널에서 “소비한 만큼 비용을 부과하는 것은 아주 합리적”이라고 증언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