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세대(G) 이동통신 표준으로 독자 개발하고 있는 시분할동기식코드분할다중접속(TDSCDMA) 기술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신식산업부(MII)가 최근 3G 이통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사용계획을 확정하면서 TDSCDMA를 사용하는 사업자에 가장 많은 155㎒를 할당하겠다고 밝힌 것. 이는 MII가 WCDMA와 미국 퀄컴 cdma2000 1x를 사용하는 3G 사업자에 각각 60㎒의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은 파격적인 조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에 대해 “중국이 3G 이통으로 가는 큰 방향은 정해졌지만 앞으로 3G 사업자 선정 등 불확실한 요소도 많이 남아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컨설팅업체 가트너그룹이 최근 중국의 이통정책을 분석한 보고서(3G in China:Future is Clearer, But Licencing Issues Remain)를 통해 중국이 TDSCDMA를 3G 표준의 하나로 선정한 의미와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중국 정부와 통신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편집자
중국은 그동안 독자적인 3G 이동통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에 3G 이통표준의 하나로 공식 선정된 TDSCDMA 기술은 이러한 노력의 결정체로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다탕텔레콤과 독일 지멘스가 공동 개발했다.
중국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TDSCDMA 기술을 휴대폰간에 영상·음악 및 기타 디지털 정보를 고속 전송할 수 있는 중국 고유의 3G 이통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지난달 중국 정부가 다탕텔레콤 및 화웨이, ZTE 등을 포함한 7개 중국 통신장비 관련 업체들로 ‘TDSCDMA 산업연맹’을 결성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3G 주파수 배정내용=먼저 이번에 MII가 발표한 3G용 주파수 배정 내용부터 살펴보자. MII의 3G 이통용 주파수 배정에는 주파수분할다중접속(FDD) 기술에 기반을 둔 서비스(예:cdma2000 및 WCDMA)용으로 180㎒의 주파수 대역을, 시분할다중접속(TDD) 기술에 기반을 둔 서비스에는 155㎒의 주파수 대역을 각각 배정했다.
또 FDD 서비스를 위해서는 120㎒의 양면 스펙트럼(paired spectrum)을, TDD 서비스를 위해서는 55㎒의 단면 스펙트럼(unpaired spectrum)을 각각 배정했다. MII는 이어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필요한 주파수로 FDD용 60㎒, TDD용 100㎒를 각각 추가로 배정했다.
여기에는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넷콤이 운영하는 PACS에 기반을 둔 샤오링통 서비스(영어로는 ‘Little Smart’로도 알려져 있음)에서 사용되는 1900㎒의 공유 주파수도 포함돼 있다.
정부는 앞으로 새로운 사업권을 허가하거나 개별 통신사업자에 대한 3G 주파수 및 통신사업자들이 사용인가를 받게 될 구체적인 기술에 대한 주파수 배정방식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
TDSCDMA용 주파수 할당과 산업연맹의 출범은 중국 정부가 토종 표준안에 대해 정치적 배려를 하고 있음을 입증해 주는 것이지만 다른 주요 국제 3G 표준안들인 cdma2000과 WCDMA의 배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업자 선정=3G 사업자 선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사업권을 손에 넣을 업체에 대한 광범위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현재 상태에서 논의의 초점은 어떤 이통 사업자가 WCDMA, cdma2000, TDSCDMA 중 어떤 표준안을 채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압축된다.
차이나유니콤은 이미 800㎒에서 cdma2000 1xRTT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2㎓ 대역에서의 1x 서비스 때문이다. 2003년 말까지 차이나모바일은 국제적인 UMTS(Universal Mobile Telecommunications System) 로밍을 지원하기 위해 WCDMA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추측된다.
가트너데이터퀘스트는 이 단계에서의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사업자별로 세 가지 시스템의 개발이 모두 추진될 것이라는 것이다.
MII 내부자료에 따르면 2006년을 전후한 3G 시장점유율을 다음과 같이 예상하고 있다. △WCDMA는 3G 가입자 중 65∼70%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cdma2000은 3G 사용자 가운데 약 20%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TDSCDMA는 3G 가입자 중 10∼15%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는 차이나모바일이 WCDMA 네트워크를 구현할 것이며,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TDSCDMA는 새로운 사업자에 의해 구현될 것임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시장=중국의 3G 서비스를 고급 휴대폰 서비스로만 생각해선 안되며 기본적인 음성전화 서비스도 동시에 감안해야 한다.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모바일은 새로운 주파수 대역을 차세대 서비스로 옮겨갈 고급 사용자들을 확보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이용할 것이며, 신규 사업자들은 고급 서비스와 함께 시장점유율 확보와 기본적인 음성 서비스 개발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다.
기술표준이 여러 개인 경우 이러한 차별화 전략은 더욱 중요해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경쟁업체들이 서로 다른 표준을 사용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사업자간의 통화연결(로밍)이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신규 사업자들은 우선 서비스 범위확대와 시장에서의 입지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특히 현재 중국에서 기본적인 음성 서비스용 주파수 부족과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 수요 부족 등을 감안하면 3G 주파수가 기본적인 음성 서비스를 위해 폭넓게 이용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TDSCDMA는 융통성 있는 무선 주파수 관리 및 음성 트래픽과 관련된 효율성으로 인해 3G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차이나유니콤의 GSM 네트워크=3G 사업권은 차이나유니콤에 전략적 선택을 강요할 것이다. 현재 유니콤 가입자 대부분이 이 회사의 GSM 망에 접속돼 있는 반면에 최근 투자는 CDMA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유니콤은 매우 흥미롭고도 힘든 상황에 놓였다.
이 회사의 GSM 서비스와 네트워크는 어떻게 운영될까. 차이나유니콤이 GSM 서비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는 앞으로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최근 차이나유니콤이 자사의 GSM 자산을 신규 사업자에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돌았다.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는 분석이지만 차이나유니콤 가입자가 GSM 서비스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다.
차이나유니콤 내부에선 최근에 GSM 가입자들을 CDMA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의 가능성에 초점이 모아졌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을 CDMA 서비스로 이전시키기 전까지는 GSM 서비스가 주력 사업으로 남게 될 것이다.
유니콤은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GSM 자산매각 압력에 거부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또 중국 정부는 앞으로 2세대 이통사업권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이나유니콤은 신규 사업자에 모바일가상네트워크사업자(MVNO) 형태로 GSM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것이 단기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이 방안은 유니콤이 GSM 가입자 기반을 유지하면서 기존 네트워크를 신규 사업자에 양도하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이해관계=이통 사업자들에 분명한 것은 기술선택은 비즈니스 상의 이익과 연계될 때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WCDMA 대 cdma2000 기술채택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문제가 몇 차례 발생했기 때문에 여기서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다. 양쪽 진영 모두 전세계적으로 그리고 중국에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전세계 이통업계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TDSCDMA 기술은 순전히 중국에 국한된 문제다.
△주파수 할당의 효율성과 확장성:휴대폰 사용자가 조만간 2억명을 넘게 될 중국 시장에서 TDSCDMA는 이론적으로 인구가 1000만명 이상인 중국 15개 대도시의 예상 사용자 수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단말기와 셀 밀도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고속 데이터 전송 서비스 지원에서의 융통성을 갖고 있는 표준안으로서 기본적 서비스에 적합한 3G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
△GSM으로부터의 쉬운 이전:GSM사업자들에 GSM으로부터의 쉬운 이전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이 표준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자는 차이나텔레콤 및 차이나넷콤과 같은 토종 사업자들이다. 하지만 차이나유니콤 GSM 망에 TDSCDMA를 도입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TDSCDMA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산업연맹의 출범에 의해 묘사된 바와 같은 산업정책이다. 중국은 거대 시장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또한 자국 통신산업을 발전시켜 퀄컴, 에릭슨 및 노키아 같은 외국 지적재산권 소유자들에 지불하는 로열티를 최소화하는 데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TDSCDMA는 다탕과 지멘스(최근 올해안으로 TDSCDMA 개발에 5000만유로를 추가 투자할 것임을 공개함으로써 이 기술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와의 제휴에 의해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기술들에 중국의 지적자본을 더 많이 늘려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차이나유니콤이 CDMA 망 구축을 결정했을 때에도 자국 제조업체들에 유리한 지적재산권 계약을 퀄컴과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도 의사결정을 미뤄 국제적인 통신장비업체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이들의 관련 합작 벤처회사들에 대한 지적자본 이전을 가속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편 중국이 TDSCDMA 기술을 고집하는 데 따른 부담으로는 막대한 기술개발 비용과 함께 다른 3G 표준안의 상대적인 성숙도에 비해 아직 그 성능이 입증되지 않았고 앞으로 이 기술을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이 상당한 문제들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