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라이선스 정책 재수정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 밸류’(Open Value)라는 명칭의 새로운 라이선스 정책을 내년초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C넷이 27일 밝혔다. 종업원 1500명 이상의 중견·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오픈 밸류’는 지난 8월부터 MS가 시행에 들어간 라이선스 정책인 ‘라이선싱6’에 대한 중견·중소기업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컴퓨터 운용체계인 ‘윈도’로 데스크톱 플랫폼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MS는 ‘라이선싱6’을 도입하면서 이전 라이선스 정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던 ‘버전 업그레이드’를 폐지, 기업들이 아무때나 윈도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막아버렸다. 이 때문에 MS의 많은 기업고객들, 특히 소기업일수록 ‘라이선싱6’과 함께 2∼3년간의 관리 계약에 비용도 선불해야만 하는 ‘SA’(Software Assurance)라는 라이선스 프로그램에 큰 불만을 표출해왔다.

 기가인포메이션 등 시장조사기관들은 많게는 최대 3분의 2에 달하는 MS 고객들이 ‘라이선싱6’ 정책을 거절, 구형 라이선스 프로그램인 ‘라이선싱5’하에서 부분적 업그레이드를 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가트너는 라이선싱6이 시작되기 이전에 이미 “MS 고객들이 라이선싱6의 실시로 최저 33%에서 최고 107%에 이르는 비용 상승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예견한 바도 있다. 이 때문에 MS는 라이선싱6의 시행을 두차례나 연기한 끝에 올 8월에서야 실시했다.

 하지만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현금 확보에 애로를 겪고 있는 중견·중소기업들은 라이선싱6에 대해 여전히 불만을 갖고 있어, 이의 대안으로 윈도와 오피스의 경쟁제품인 리눅스·린도스·스타오피스 같은 오픈소스 계열 소프트웨어에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 MS가 이러한 ‘경쟁 제품으로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 내놓은 것이 ‘오픈밸류’로서 MS의 소기업 고객들은 SA에 서명한 후 비용을 한꺼번에 내지 않고 3년간에 걸쳐 나누어 낼 수 있도록 했다.

 레베카 라브루네리 MS 라이선싱 프로그램 매니저는 “고객들이 우리 제품에 남아 있기 원한다”며 “라이선싱6.0은 주로 대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제 중소·중견기업들의 요구에도 부응하기 위해 ‘오픈 밸류’ 지불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의 절반 정도가 종업원 1500명 이하의 중견·중소기업이며 또 이들 중 과반수가 1000명 이하의 종업원을 가진 소기업”이라고 전제, “이번 조치가 자금난으로 허덕이고 있는 소기업들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어, 결국 소기업들이 MS 경쟁 제품으로 이탈하는 것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MS는 이번 ‘오픈밸류’외에도 소기업이 SA 프로그램 구매시 이자율 0%의 금융 파이낸싱을 제공하는 또 다른 당근을 내년 1월 31일을 기한으로 제시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