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추수감사절 맞아 텅빈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이 지난주 추수감사절 주간을 맞아 대거 휴무를 실시했다.

 특히 경기둔화로 기업이 너나없이 비용절감을 위해 휴가를 권장하면서 거리는 훨씬 한산해진 느낌이다. 지난주 휴가를 의무화한 업체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 BEA시스템스, 실리콘그래픽스, 아리바, 일렉트로닉스포이미징 등이다. 일부 기업은 처음으로 1주일 내내 추수감사절 휴가를 주기도 했다.

 실리콘그래픽스 홍보담당자 리사 피스타치오는 이에 대해 “세계 경기침체로 경비절감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 많은 기업이 휴가를 가게 될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고속도로가 더욱 한산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의 경우 내달 23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2주간 문을 닫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바의 홍보담당자 로렌 에임스는 “휴일이면 사람들이 대부분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때이기 때문에 사무실에 남아있고 싶을 이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리바의 600여 직원도 지난주 휴무하면서 호박파이 요리법 등을 배우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회사에서 부여하는 휴가가 끝난 기업의 직원도 이번 강제적인 휴무기간중 유급휴가를 썼다. 모든 휴가를 다 쓴 일부 기업의 직원은 내년 휴가를 빌려다 쓴 이도 있다.

 에임스는 “아리바가 지난 몇년간 추수감사절 주간 휴무했다”면서 “이는 사기진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고객지원 필수요원은 집단휴무에도 불구하고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소외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기업은 1주일 이상 휴무할 경우 전기, 난방 등의 경비를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휴가에 따른 인건비 절감효과도 올릴 수 있다. 이는 어려울 때마다 하이테크 업체가 즐겨쓰는 오래된 전통이나 같다.

 실리콘밸리매뉴팩처링그룹의 회장 칼 구아디노는 “지금과 같은 때 일시적으로 휴가를 갖는 게 실업자가 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을 대부분의 근로자 가정이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 시스코시스템스 등 대기업은 이번 휴가 동안 실리콘밸리 사무실 문을 닫지는 않았다. 인텔의 홍보담당자 척 멀로이는 “실리콘밸리 외의 반도체 성형공장 일부는 지난주에 생산을 중단했다”며 “대부분의 직원이 출근하지 않고 소수 직원만이 유지보수를 위해 일했다”고 설명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