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키보드` 美서 주목

 PDA, 휴대폰 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들이 점차 PC에 버금가는 기능을 갖게 되면서 작은 기기에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입력하기 위한 장치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테크놀로지리뷰는 최근 미국의 카네스타와 버추얼디바이시스, 이스라엘의 VKB 등이 개발한 광 키보드가 PDA에서도 쿼티키보드를 이용한 입력이 가능하도록 해줘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쿼티키보드는 윗줄의 자판 순서가 왼쪽부터 q, w, e, r, t, y 등의 순인 일반 PC에서 사용되는 기존 키보드.

 이들 3개사가 개발, 판매하고 있는 광 키보드는 레이저를 이용해 완전한 크기의 가상 키보드를 영사한 다음 사용자가 이를 이용해 타이핑하면 광센서가 손가락의 움직임을 추적해 이를 키보드 스트로크처럼 인식시켜 준다. 이같은 가상 키보드를 장착한 모바일 제품 사용자는 타이핑을 위해 굳이 접을 수 있는 키보드를 따로 들고 다니거나 번거롭게 노트북PC로 데이터를 입력한 후 이를 PDA로 전송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 가상 키보드의 시각 소프트웨어는 얼굴인식 등과 같은 다른 작업에도 응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

 물론 가상 키보드에 앞서 키보드 없이 타이핑하는 장치는 일일이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개발됐었다. 일례로 압력 센서 장갑, 광섬유로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손가락 반지와 공기장갑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 제품은 아직까지도 연구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 키보드는 광센서 업체들이 작고 값싼 광센서를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개발의 물고가 트였다.

 이와 관련, 카네스타의 CTO인 사이루이스 뱀지는 “광학센서가 작아질 것이라는 점을 확신했었고 우리는 소프트웨어와 전자적인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며 “핵심은 손가락 움직임을 3차원으로 매핑해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알고리듬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카네스타는 3차원 매핑 알고리듬이 탑재된 자사의 칩세트가 탑재된 고급 휴대폰이나 PDA 등을 내년말까지는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모바일기기 사용자들이 가상 키보드를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까. 카네스타측은 테스트 참가자들이 15분간의 반복되는 타이핑을 소화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 키보드는 실제 키보드에서 얻을 수 있는 촉감이나 피드백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또 사용자는 매핑 소프트웨어의 에러를 줄이기 위해 키보드 이미지에 집중해야만 한다.

 이와 관련, 인터페이스 디자인 전문가이며 닐슨노먼컨설팅의 공동창업자인 도널드 노먼은 가상 키보드가 독자적인 사용자층은 확보하겠지만 입력장치 시장의 주도제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만일 타이핑량이 많지 않다면 가상 키보드는 쓸만하다”며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단지 제한된 환경을 위한 아이디어일 뿐”이라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