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시야를 넓히지 않으면 다가올 시장에 대해 준비하지 못한다. 그만큼 노력해야 달콤한 과실이 기다린다는 말이다.
IT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다. 국내시장의 한계로 더 이상 수요처를 찾지 못하는 공급과잉 현상을 빚고 있다. 당연히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시장이 그리 만만치 않다. IT의 종주국인 미국은 시장은 크지만 우리 IT기업이 발을 내딛기에는 너무 벽이 높다. 문화도 다르다.
가까운 중국의 경우 성장성은 있지만 현재가치에서 떨어진다. 한때 중국진출이 붐을 이뤘지만 실제 수익을 올린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일본시장도 IT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분위기가 영글지 못했다. 일부 무선분야에서는 우리를 앞서지만 IT인프라 측면에서 한국의 IT기업들이 실력을 발휘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인근 해외시장 여건은 우리 IT기업들에 그리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높이 날아 멀리 있는 시장’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IT기업들이 서서히 동남아나 중남미 시장개척을 위해 나서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동남아·중남미 시장은 IT가 무엇인지 이제 깨우치는 시기다. 솔루션을 들고 또는 서비스나 콘텐츠를 앞세워 들어가기에는 황량하기 그지 없는 시장이다. 일부 국가의 경우 IT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경제적 여건이 못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부가 나서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지원작업에 돌입했다. 주로 경제 후진국인 동남아를 중심으로 무상 IT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IT강국으로서의 국제적 책임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지원이라는 명패를 달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지금은 비록 지원이라는 명분을 달았지만 언젠가는 진출한 미래시장을 위한 투자로 봐야 옳을 것이다.
IT업체들 역시 앞으로의 시장을 위해 높이 날아 멀리봐야 할 때다. 씨를 뿌려야 거둬들일 곡식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부가 나서 땅을 고루었다면 이제 기업이 나서 씨를 뿌려야 할 차례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