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IT산업이 내년에 11.5% 성장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소비둔화 및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 등 대내외적인 불안요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IT산업이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기업의 설비투자도 내년 상반기부터 되살아날 것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제품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사상 처음으로 전자통신 관련 제품 수출액이 700억달러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하니 기대되는 바 크다.
3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360여개 전자업체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2003년도 전자산업 경기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전자·정보통신산업 수출은 올해보다 13.1% 증가한 697억달러로 전망되며, 경기불안 요인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700억달러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발 한파로 인해 세계 경제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등 대공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IT산업의 상승무드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더욱 고무적인 현상은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국내 소비가 크게 둔화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내수시장도 밝다는 것이다. 디지털방송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IMT2000서비스 상용화에 따른 디지털제품 수요증가 및 디지털 컨버전스화로 신규시장이 확대되면서 내수시장이 올해보다 10.7% 증가한 73조원 규모로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IT산업의 성장세를 주도하는 것은 정보통신 및 산업용 기기라고 한다. GSM단말기 수출확대와 IMT2000서비스 상용화, 그리고 컴퓨터 수요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보다 수출은 13.4% 증가한 322억달러, 내수는 5.8% 증가한 2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가정용 기기도 가전유통시장의 다변화와 고급·다기능 신제품의 잇단 출시에 힘입어 수출 115억달러, 내수 10조원이 기대되며, 전자부품도 올해보다 수출은 17.1% 늘어난 261억달러, 내수는 15.7% 늘어난 38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물론 변수는 많다. 외관상의 장밋빛 청사진과는 달리 수출전선에 가로놓인 복병 또한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소비자 신뢰지수가 좋지 않고 경제성장률도 낙관하기 힘든 미국시장이다. 경기회복을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없어 향후 경기를 낙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우리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추이 및 일본으로의 수출위축도 우려되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제2의 수출시장으로 등극한 중국시장도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그런 측면에서 산자부가 마련한 월드리딩제품 개발 및 전략적 마케팅 추진, 디지털 원천기술 확보 및 국제표준화 선도, 핵심 전자부품·소재의 국산화 기반 구축, 융합기술의 산업화 촉진, 디지털전자산업 발전 인프라 구축 등 5대 주요 시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새로운 산업이 창출되고 기업간 제휴 및 네트워킹이 활발해지는 등 기술변화의 소용돌이가 그 어느 때보다 거센 시기다. 5대 시책이 한국경제의 희망인 IT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