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텔레콤이 114 이용대가를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어 두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이를 조율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선부문의 대표적 사업자인 KT와 무선부문의 강자인 SK텔레콤은 이동전화가입자들이 114안내 전화를 걸 경우 이를 이용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금액에 대해 그동안 논의를 진행해왔으나 두 회사간 입장차가 워낙 커 좀처럼 해결방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유선사업자인 KT는 현재 호당 일률적인 요금을 제공하는 114 이용대가의 경우 원가를 기준으로 재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가 자사의 고객서비스를 위해 114 안내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인데 현재 보편적서비스 개념의 시내전화를 이용할 경우 지불하는 요금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원가가 호당 180원 가량 되는데 이와 관련, 이용료를 보편적서비스 수준인 80원을 받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이동전화사업자가 자사의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유선사업자인 KT가 손해를 보면서 이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만약 이번에 합의가 안되면 통신위에 제소를 해서라도 합당한 이용대가를 받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KT가 114 이용대가를 지나치게 높게 산정해 합의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114 번호안내를 하고 있는 직원들의 임금이 높게 책정돼 있는 데다 인력이 많이 배치돼 경영합리화를 제대로 못해 발생하는 비용을 원가에 전가함으로써 지나치게 원가를 높게 책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에 대해 합의하려고 해도 아예 논의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제대로 될리가 있겠느냐는 설명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은 현재 이와 관련, 협의를 진행해 얼마간 조정을 하려고는 생각하고 있으나 KT측이 지나치게 원가를 높게 책정해 합의에 어려움이 있다”며 “KT가 일방적으로 원가를 책정하기보다는 정통부 등 관련부처와 중립적인 기관이 참여해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원가를 도출, 협의해야 한다”고 원칙론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두 사업자의 합의가 제대로 도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의 결과에 따라 거액의 돈이 왔다갔다 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KT측은 114 이용대가를 될 수 있으면 많이 받아야 손실부문을 상쇄할 수 있고 SK텔레콤으로서는 현재의 구조를 가져가야만 이로 인한 수익률 감소를 막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특히 114 안내서비스의 경우 타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개념보다는 타사의 비즈니스를 대행하면서 요금을 그대로 KT측에 헌납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