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실리콘밸리 망년회 분위기 차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2년 미국기업의 연말파티 계획

지난해 경기침체로 대다수 기업이 연말파티를 취소했었으나 올해 기업의 파티계획은 크리스마스 선물 만큼이나 다채롭다.

 베이지역 일부기업은 비용절감을 위해 일상적인 사무실파티 등으로 규모를 축소했으나 일부기업은 저녁식사와 댄스로 이어지는 공식행사로 연말파티를 열 예정이다. 어떤 경우든 기업들은 지난 99년 닷컴열풍 때와 같은 흥청망청식 파티를 열지 못할 게 분명하다.

 일포나이오식당의 마케팅 부사장인 마이클 민델은 기업이 비용에 더 신경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말의 들뜬 분위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민델은 페닌슐라와 사우스베이에 있는 식당들은 지난 수년간의 엄청난 예약 호황을 다시 누리고 있지는 못한 반면 샌프란시스코, 마린카운티, 오리건, 시애틀에 있는 식당들은 되살아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약 취소를 우려하는 대신 이제 룸이 있을지 걱정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메모리칩 설계업체인 램버스의 홍보담당자 린다 애시모어는 “이번 파티가 새너제이 뱅커스클럽에서 12월이 아닌 내년 1월에 열리지만 규모가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만찬과 댄스가 이어지는 비공식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면서 “램버스는 다른 업체와 달리 최근 흑자를 올렸다”고 덧붙였다.

 중역 알선업체인 배텔리아윈스턴인터내셔널이 1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분위기는 지난해보다 호전돼 95%가 올해 직원을 위한 연말파티를 열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83%에 견줘 늘어난 비율이다. 그래도 응답업체의 43%는 파티가 5년전보다는 검소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호화롭지는 못할 망정 조촐하게 연말파티를 준비하는 업체도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E피파니의 직원들은 지난해처럼 올해에도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생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대신 사무실을 꾸며 손수 준비한 음식으로 조촐한 파티를 열 예정이다.

 일부 파티 기획사와 연회업자도 완만한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프리미에르캐더링의 행사코디네이터 에이미 졸레지는 “기업이 올해는 완전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이벤트보다는 음식을 주문하는 형식을 선호한다”면서 “100% 가동은 아니지만 지난해보다는 주문량이 3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새너제이 소재 셰부캐더링앤드이벤츠의 사장인 로리 폭스는 “4만5000달러짜리 텐트 파티나 스시바 같은 형태의 흥청망청하던 때는 지나갔다”면서 “직원들이 멋진 것을 원하긴 하지만 지나친 정성은 바라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실리콘밸리 하이테크 업종에 종사하는 많은 직원들에게 필레미뇽과 넘쳐나던 샴페인은 이제 옛 이야기일 뿐이다.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의 판매 및 마케팅 국장인 매릿 한센은 “지난 2000년 29건의 연말파티를 개최해 100만달러의 식음료 판매 수입을 올렸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겨우 4건의 예약만을 받았으며 이 중 하이테크업체는 전무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센은 “새너제이 컨벤션센터가 지난해에 이어 이달에도 ‘세계 최대 중소기업 파티’를 개최할 것”이라며 “직접 행사를 주최할 여력이 안되는 중소기업의 직원은 티켓을 구입해 이 행사에 참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