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메모리 가격이 NOR형은 오름세를 타는 반면 NAND형은 떨어지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자분야 온라인 매체인 ebn에 따르면 주요 NOR 플래시 업체들이 가격 인상 계획을 밝힌 데 이어 현물 시장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나 NAND 플래시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주 NOR 플래시 가격을 내년 1월부터 20∼40%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AMD는 고객사와 가격 인상 협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 후지쯔도 인상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대변인을 통해 양사의 발표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함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콘버지는 52주간 최저가가 12달러까지 떨어졌던 인텔의 128Mb NOR 플래시가 지난주부터 1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NAND 플래시의 경우 삼성전자의 마케팅 부사장인 톰 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도시바간의 치열한 경쟁 때문에 올해 들어 가격이 40% 이상 하락했으며 내년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플래시 시장이 양극화된 것은 인텔, AMD, 후지쯔 등 주요 NOR 플래시 업체들이 최근 몇년간 생산능력에 투자를 하지 못한 반면 삼성과 도시바 등 NAND 업체들은 올해 하반기에 생산량을 급격히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인 세미코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짐 핸디는 “128Mb NOR 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인텔, AMD, 후지쯔 등 3곳밖에 없다”며 “3사의 생산능력이 많기는 하지만 수요를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AMD의 마케팅 이사인 바라스 랭가라잔도 “내년에 품귀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고 인텔의 부사장겸 총괄 매니저인 로 스미스도 이에 동의했다.
세미코리서치에 따르면 내년 NOR 시장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으나 내년에는 84% 성장한 119억달러 규모에 달하고 출하개수도 40% 늘어난 23억10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는 보고서를 통해 NAND 플래시 가격 하락세의 주원인으로 삼성과 도시바의 증산경쟁을 지적하고 특히 삼성이 오래된 D램 공장 2곳을 NAND 공장으로 전환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측은 NOR 가격 오름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퀸은 휴렛패커드(HP)가 이미 NOR 대신 NAND를 채택한 무선 아이팩을 생산하고 있는 등 NOR 가격 오름세는 NAND가 무선 휴대폰 시장에 파고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미코리서치는 NAND 시장 규모가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6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