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의 VDSL서비스 속도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ADSL에 이어 VDSL서비스 상용화 시대로 진입하면서 국내 초고속인터넷망의 고도화작업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통신사업자들의 가입자 유치경쟁으로 인해 촉발된 VDSL서비스 속도경쟁에 대해서는 산업발전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지나친 속도경쟁은 과잉투자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배경=국내 최대 초고속인터넷사업자인 KT는 최근 초고속인터넷사업부문에서의 우위확보를 위해 ADSL보다 전송속도 및 서비스품질이 크게 향상된 13M급의 VDSL사업을 본격화했다. 다급해진 하나로통신은 KT에 맞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20M 이상의 VDSL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아래 장비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VDSL의 속도를 최대 52M까지 높일 수 있는 제품의 상용화가 임박하면서 통신사업자들은 장비출시 일정에 맞춰 가급적 이른 시간안에 52M의 전송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VDSL망을 구축키로 하는 등 VDSL서비스의 속도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긍정적인 평가=이같은 통신사업자들의 움직임에 대해 업계 일부에서는 정부가 중장기 과제로 추진중인 각 가정의 초고속인터넷망 고도화작업이 통신사업자들의 VDSL속도경쟁으로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KT 등 투자여력이 있는 통신사업자들이 초고속인터넷망을 1∼2년안에 52M급으로 업그레이드하면 주문형비디오(VOD) 및 주문형교육(EOD) 서비스가 본격화될 뿐만 아니라 멀티미디어콘텐츠의 유통이 크게 증가해 IT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한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VDSL망 확충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단행되면 그동안 시장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온 국내 장비업체들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정적인 평가=반면 통신사업자들의 VDSL속도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우선 VDSL망의 전송속도를 52M급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VDSL장비의 설치와 더불어 전송장비 등 백본망에 대한 확충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VDSL망 고도화를 위한 백본망에 대한 신규투자가 통신사업자들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지난 2000년의 대규모 투자에 이어 불과 3년 만에 또다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경우 중복과잉투자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20M급의 VDSL망만 구축돼도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VOD서비스는 물론 HDTV급 화질의 동영상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52M급 VDSL망 구축사업은 콘텐츠사업이 망고도화를 따라오지 못하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이상론적인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전망=KT와 하나로통신 등 주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이 초고속인터넷 사업부문에서 VDSL속도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 데다 인피니온과 메타링크 등 VDSL칩세트업체들이 52M의 전송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핵심칩 개발에 잇따라 성공한 데 힘입어 내년에는 VDSL망 고도화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VDSL서비스 속도경쟁을 둘러싼 찬반논란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논란은 통신사업자들의 VDSL사업계획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