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기관의 리눅스 활성화

 최근들어 일부 공공기관들이 리눅스를 도입해 전산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기관들이 리눅스시스템 도입을 꺼리고 있다고 한다. 한국리눅스협의회가 국내 1021개 정부 및 투자기관, 자치단체, 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리눅스 이용현황과 도입효과를 조사한 결과 조사응답대상 1404(중복응답)곳 가운데 43%에 해당하는 604곳이 리눅스를 웹서버에서 방화벽서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야에서 그동안 윈도와 유닉스시스템을 운용체계(OS)로 한 제품들이 절대적 우위를 지켜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리눅스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공공기관들은 비용절감 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리눅스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기관 중 유효 응답자 409곳 중 63.6%에 이르는 260개 기관이 비용절감효과를 상·중·하로 나눌때 ‘상’이라고 답했으며 ‘중’이라고 답한 비율도 29.8%로 조사됐다. ‘상’이라고 대답한 것을 포함해 중간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경우가 무려 93.4%에 달하는 셈이다. 리눅스가 다른 OS보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리눅스서버 도입에 대한 응답자들의 의견은 대부분 부정적이다. ‘리눅스서버를 도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조사대상 중 65개 기관만이 ‘그렇다’고 대답했을 뿐 응답기관의 87.7%가 ‘도입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우선 그 이유로 응답자의 32%가 ‘사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해 리눅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기관별로 살펴볼 때 정부기관은 ‘본부 방침’에 따라 리눅스를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배려가 있지 않고서는 공공기관의 리눅스 도입을 촉진할 수 없다.

 공공기관의 리눅스 도입은 산업활성화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도입기관이 전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지만 공공기관의 리눅스 도입 성공이 민간기업의 리눅스 도입을 촉진하는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조달청이 한컴리눅스를 행정전산망용 제품으로 채택하고 올들어서는 행자부가 행정업무용 SW로 리눅스 서버용 제품을 도입한 것을 계기로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리눅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리눅스를 전략제품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그 해결 과제가 있다. 리눅스를 사용중인 기관을 대상으로 리눅스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이냐고 설문한 결과 응답자 283곳 중 42%가 ‘전문성 부족’이라고 지적했으며 보안취약(14.1%), 유지보수의 어려움(11.3%) 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리눅스 전문가 양성을 통한 리눅스 응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사용법, 서버 운영법 등 리눅스 관련 전문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제에 정부는 보다 실효성있는 리눅스 활성화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눈치를 보면서 공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리눅스를 많이 도입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리눅스 수요확대에 대한 지원책이 미흡해서는 공공기관의 리눅스 도입을 촉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리눅스 도입을 추진하는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시스템 도입비용을 지원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생각해봄직 하다. 정부는 이번 실태조사결과에서 나타난 ‘공공기관의 리눅스 도입 회피’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는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