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서버 업체들이 초고속 네트워킹 기술인 인피니밴드(InfiniBand)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누구의 판단이 옳은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C넷에 따르면 ‘세계 톱4’ 서버 업체 중 IBM·델컴퓨터·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3개사는 자사 서버와 제품에 앞으로 인피니밴드 기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선언, 관심을 모았다. 반면 휴렛패커드(HP)는 “인피니밴드가 활성화되려면 아직 멀었다”며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피니밴드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초당 최대 10기가비트에 이르는데, 90년대초 개발된 이후 지난 10년 가까이 PC와 서버의 주요 인터페이스로 사용돼온 PCI(Peripheral-Component Interconnect)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때 이들 톱4 서버업체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도 인피니밴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가 몇 달 전에 소극적 입장으로 돌아선 바 있다.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 서버업체인 IBM은 내년 1분기중에 인피니밴드를 지원하는 컴퓨터(서버)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델도 IBM과 비슷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IBM과 델이 우선 일부 제품(서버)만 인피니밴드를 지원할 작정인데 반해 선은 한발 더 나아가 서버는 물론 스토리지와 솔라리스 운용체계 등의 자사 모든 제품 라인에 인피니밴드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선의 로엔드(저가형) 서버 분야 최고기술책임자(CTO) 수보드 배파트는 “인피니밴드 기술이 이제 성숙기를 맞고 있다”며 “이 기술이 차세대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 구축시 매우 높은 수준의 서버 기능 향상을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 빅3와 달리 HP는 아직 인피니밴드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HP는 인피니밴드 개발사 중 한 곳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눈치작전을 보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인텔과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HP의 숙적인 선은 가장 적극적인데, 이 회사는 하나의 새시 안에 있는 블레이드 서버를 상호 연결하는 데 인피니밴드 기술을 적용, 2004년경에는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선은 블레이드 서버 이외에도 미드레인지와 하이엔드(고가형) 서버에도 인피니밴드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며 또 서버 이외에도 스토리지와 ‘솔라리스’ 운용체계에도 인피니밴드 인터페이스로 무장할 방침이다.
IBM도 인피니밴드 기술을 인텔기반 서버(x시리즈)를 비롯해 유닉스 서버(p시리즈), 미드레인지 서버(i시리즈), 톱엔드 메인프레임(z시리즈) 등 자사의 서버 라인 4개 모두에 적용할 예정이다. 톰 브래디시치 x시리즈 최고기술임원은 “우선은 클러스터 데이터베이스와 슈퍼컴퓨터 구축에 사용하는 인텔 서버 라인부터 인피니밴드를 지원하고 이후 오는 2004년이나 2005년경에는 나머지 모든 서버 라인에도 인피니밴드를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델도 IBM과 비슷한 전략, 즉 클러스터화한 데이터베이스나 슈퍼컴퓨터용으로 인피니밴드 기술을 사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IBM 등 3개사는 자사들이 고려하고 있는 인피니밴드 지원에 있어 애플리케이션들의 변화가 크지 않다며 대신 서버의 PCI 슬롯에 카드를 꼽는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인피니밴드용 전용 칩 업체인 멜라녹스(Mellanox)는 “당초 초고속 네트워킹 기술인 인피니밴드가 2001년말경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다소 지연, 내년이나 돼야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