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녕/한국IDC 책임연구원
서론
올해 유럽 PC시장은 상반기에는 경기침체로 인해 가정용과 기업용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하반기로 접어들어 기업용 시장에서 수요증가로 다소 호전되는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당초 기대했던 전체적인 시장성장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역적으로 보면 독일을 비롯한 중앙 유럽이 계속되는 경제불황으로 인한 구매력 감소로 성장이 지체됐고 영국은 교체수요의 일시적인 포화현상으로 시장이 정체됐다. 남부 유럽은 유럽내 다른 지역에 비해 보급률이 낮아 시장성장 가능성이 존재하고는 있지만 경기요인으로 인해 여전히 부진했고 북유럽에서는 스웨덴이 시장성장을 주도했다.
미국뿐 아니라 서유럽 PC시장에서도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2002∼2003년 대규모 교체수요가 예상됐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낮아 기존의 대기업 시장뿐 아니라 중소기업 시장에서조차 이미 보급된 PC에 대한 교체가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정용 PC시장은 업체들간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으로 인해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노트북이 전체 시장에서의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서유럽 PC시장 회복은 올해 4분기나 돼야 점진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그러나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기는 어려울 것이며 본격적인 성장은 2003년에나 가야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시장에서 교체수요와 노트북 시장의 성장 그리고 보급률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전망치보다 더 빠른 수요회복이 가능하지만 이는 시장외적인 경제요인, 특히 단기적인 경기회복보다는 향후의 미국·유럽 경제 전망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결국 현재의 전반적인 경제전망과 주요 수요처에서의 투자계획 그리고 예상 교체수요를 감안할 때 2003년 서유럽 PC시장 규모는 현재의 전망치를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 분명하다. 나아가 더딘 성장으로 인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가격경쟁 역시 심화돼 업체들의 수익성 압박과 시장통합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편으로는 HP와 컴팩컴퓨터 합병으로 인한 PC산업 구조조정과 다국적 PC업체들간 경쟁으로 인한 시장압박에도 불구하고 서유럽 업체들은 데스크톱과 노트북 시장에서 가정과 중소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2년 서유럽 국가별 PC시장 전망
◇독일=올해 독일 PC시장은 노트북 부문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시장에서 구매 보수화, 가정용 데스크톱 부문 부진 등으로 2001년 대비 0.8% 줄어든 670만대로 관측된다. 2003년에는 노트북 강세가 이어져 데스크톱 시장의 0.5%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체 PC시장은 올해 대비 3.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용 데스크톱 시장의 경우 교체주기가 돌아오는 2003년 하반기 이전까지는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기업 부문에서 수요회복에도 불구하고 2003년 전체 독일 PC시장 성장을 가로막는 중요 요소가 되고 있다.
2002∼2003년 독일 PC시장이 다른 유럽 국가들의 PC시장과 구별되는 특징은 기업용 노트북 시장의 제한적인 성장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의 경우 기업시장이 노트북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독일은 가정내 수요가 2003년까지 시장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다른 양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독일 기업용 PC시장에서 노트북의 높은 보급률에 기인한다. 즉, 1999∼2000년 걸쳐 집중적으로 보급된 기존 노트북에 대한 교체주기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고 여기에 불확실한 경기전망으로 인해 기업들이 투자를 감소하면서 노트북보다는 데스크톱을 우선적으로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용 노트북 시장의 본격적인 수요회복은 2003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가정용 노트북 시장 성장세 둔화를 상쇄시켜 오는 2004년에는 17% 정도의 고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프랑스=2002년 영국 PC시장은 더딘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시장에서 교체수요,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확대된 교육시장 그리고 중소기업 시장에서 신규수요 등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2001년 대비 0.3% 감소한 617만대로 예상된다. 2003년 데스크톱 시장은 가정시장의 수요정체로 0.4%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노트북 시장이 19% 가까이 성장, 전체 PC시장은 올해 대비 4.7%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2001년 일시적인 성장세로 돌아섰던 가정용 데스크톱 시장은 업그레이드 수요 지연과 노트북의 시장잠식으로 인해 올해 내내 침체가 지속됐다. 이러한 부진은 2003년에도 이어져 전체 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프랑스 PC시장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기업용 PC시장에서 교체수요가 증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상반기 극심한 시장정체로 인해 전체적으로는 2001년 대비 6.0% 감소한 470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별로 보면 노트북은 2001년의 20.5% 성장에 이어 올해에도 17%라는 고성장을 이끌어간다. 반면 전체 PC시장의 75%를 차지하는 데스크톱은 12%에 가깝게 줄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03년에는 기업시장에서의 교체수요가 더욱 활성화되는 가운데 가정시장에서는 멀티미디어와 홈네트워크의 보급으로 인한 업그레이드 수요가 확산되면서 전체 PC시장은 올해 대비 3.2% 성장한 4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올해 이탈리아 PC시장은 15%가 넘는 노트북 시장 성장과 올해 초 도입된 정부의 세제혜택(Legge Tremonti:기업이 국가에 내는 세금의 일정부분을 해당 기업에 설비 투자할 경우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 업체들의 강력한 마케팅으로 중소기업 시장에서 PC 보급이 확대돼 2001년 대비 3.7% 성장한 320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에는 교육시장을 중심으로 한 정부 투자확대와 17%가 넘는 기업용 노트북 시장의 고속성장, 가정시장에서 PC 보급 확대로 올해 대비 12.5%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탈리아 PC시장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PC 보급확대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지원과 중소기업과 가정시장에서의 낮은 보급률로 인해 시장성장의 기회요인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 PC시장은 2004년에도 10.6%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요인에 대한 탄력도 역시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서 국내 경제여건과 국제 자금시장의 흐름이 이탈리아 시장 성장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포르투갈=스페인 PC시장 역시 세계경기 침체와 아르헨티나 금융사태 등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올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로 인해 노트북 시장이 14%가 넘는 성장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PC시장은 2001년 대비 1.9% 줄어든 152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에는 20%를 넘지않고 있는 낮은 가구당 PC 보급으로 인해 가정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기업시장에서 신규(중소기업) 및 교체수요로 인해 올해 대비 8.3% 성장하고 오는 2005년까지는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르투갈 PC시장은 어려운 경제여건과 상반기 부진으로 인해 대기업시장에서 교체수요와 중소 및 가정시장에서 신규수요로 인해 하반기로 갈수록 PC 수요가 회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체적으로는 2001년 대비 2.5% 줄어든 44만대로 예상되고 있다. 2003년에는 기존 기업시장에서 교체수요와 낮은 보급률로 인한 가정 및 중소기업 시장에서 지속적인 신규수요로 인해 올해 대비 10.5%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18%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노트북 시장뿐 아니라 데스크톱 시장도 수요확대로 인해 8%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네덜란드·벨기에=올해 네덜란드 PC시장은 네덜란드 자체의 경기침체와 인접한 독일경제 불황의 직접적인 영향 그리고 가정시장에서의 높은 보급률로 인한 수요정체로 인해 2001년 대비 -5.4% 신장해 158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2003년에도 기업시장에서의 교체수요가 예상되지만 가정시장의 더딘 회복으로 올해 대비 3.2%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노트북 시장 역시 완만한 성장이 예상되는데 2003년에도 노트북 시장의 성장률은 10%를 넘지 못할 전망이다. 반면 데스크톱은 기업시장 외에도 가정시장에서의 점진적인 교체수요로 2003년에는 1.1%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기업시장 부진이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져 올해 전체 PC시장은 작년대비 -7.8% 신장한 67만대에 머물고 2003년에도 기업 시장에서 교체수요와 노트북 시장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가정시장에서의 신규수요 부진으로 인해 성장률은 올해 대비 3.8%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의 가정용 PC의 보급은 다른 중부 유럽권 혹은 북유럽권의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PC에 대한 가정시장에서 보수적인 구매성향과 시장내에서 신규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모멘텀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성장이 느릴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올해 노르웨이 PC시장은 50%가 넘는 높은 PC 보급률과 기업용 PC시장의 절대 부진으로 인해 데스크톱뿐 아니라 노트북 시장도 감소하면서 2001년 대비 시장규모가 11.4% 감소해 50만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03년에는 교체수요로 인해 가정과 기업 시장 모두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6.6%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노트북이 15% 이상 성장하면서 전체 시장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웨덴은 가정용 PC의 보급확산을 위한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가정용 데스크톱이 13.4% 성장하면서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한 노트북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올해 전체 PC 시장은 2001년 대비 13.6% 신장했다. 하지만 올해의 과도한 성장으로 인해 2003년에는 데스크톱 시장이 일시적인 수요 포화상태를 보여 노트북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체 시장의 성장은 2.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다.
덴마크 PC시장은 아직은 올해 상반기에 통과된 가정용 PC의 보급 확대를 위한 신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가정용 PC 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기업용 데스크톱 시장의 부진을 상쇄시켜 2001년 대비 1.5% 성장한 62만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2003년에는 2분기부터 예상되는 기업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으로 전체 시장규모가 65만여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02∼2006년 시장전망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올해 서유럽 PC시장은 기업시장에서의 투자가 살아나고 1999∼2000년 사이에 보급된 가정용 PC에 대한 교체수요가 4분기부터 증가하면서 하반기에 한자리 숫자의 성장을 했다. 그러나 상반기 노트북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데스크톱 시장규모가 작년동기 대비 10% 가까이 감소, 전체적으로는 2001년 대비 1.6% 줄어든 2990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2003년에는 올해 4분기부터 비롯된 가정시장의 교체수요와 보다 낙관적인 경기전망을 기반으로 할 때 올해 대비 5.2% 성장한 3140만대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군별로 보면 데스크톱은 작년대비 1.7% 성장에 그치지만 노트북은 업체들간의 치열한 경쟁과 가격인하로 인해 15%에 가까운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데 특히 기업용 노트북에 대한 수요가 시장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소기업 시장의 강세가 기업용 노트북 시장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서유럽의 PC시장은 2003년 이후에도 노트북 시장의 강세로 인해 2006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되지만 수요포화와 대체수요에 의한 시장잠식으로 데스크톱 시장이 2004년 이후 마이너스 신장할 것으로 예상돼 2005년부터는 성장률이 3%대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서유럽 PC시장에서 2002∼2006년 연평균성장률은 일본과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인 4.3%에 그쳐 2006년의 시장규모는 3500만대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유럽 PC시장이 전세계의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장기적으로도 상당히 성장속도가 느린 것은 기본적으로 중부 및 북부 유럽 지역에서의 높은 보급률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의 2006년까지 연평균성장률이 5%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서유럽 PC시장의 완만한 성장은 보급률뿐 아니라 남부 유럽의 상대적으로 취약한 IT 인프라와 산업구조 그리고 서유럽 전반에 걸친 보수적인 구매성향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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