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과학기술정책 제언

◆이병민 한국기술혁신학회장 leebm@kriss.re.kr

 

 우리나라가 지식고도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지식의 산출, 과학기술의 확산 등을 촉진하고 연구성과를 국제경쟁력 강화에 연결시킬 수 있는 기술지원체제가 절실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총생산의 2.67%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를 일본, 핀란드 등 과학기술 선진국 수준인 3%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물론 산업계의 관련투자를 확대하면서 지식창출을 활성화할 수 있는 국가혁신체계를 구축하고 지적재산권 체계개선, 연구개발비 배분체계 개선, 지방화 및 대국민 과학화 등이 요구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과학기술행정체계에 대한 논란을 조속히 종식시키고 국가과학기술정책의 총괄, 조정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99년 연합이사회체제의 출범으로 우리나라는 여러 모델의 장점을 조합한다는 취지에서 분산형과 위임형을 결합한 위임분산형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를 잘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연구기획정책기능 강화, 정부출연금 지원비율, 정부연구개발비 계약제도, 협동연구비재원을 지원, 확대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국가 전반을 과학적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국정운영을 과학기술 중심주의로 개선하는 것이며 과학기술을 마인드를 가진 전문가들을 많이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정부 주요 위원회의 과학기술 전문가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연차적으로 과학기술 정무직을 15개 내외로 확대하는 등 과학기술중심 국정운영제도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셋째, 연구개발비 배분체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현재 약 5조원 규모의 중앙정부 과학기술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정부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6% 수준으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 연구투자 목표를 실천하는 방안도 처음에는 서서히 증가하다가 나중에 가서 급속히 증가시킬 것이 아니고 연차적으로 그 비율을 높여가는 정책실현 과정도 더욱 중요하다.

 지방정부의 과학기술예산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에 과학기술 전담부서의 설치, 지역혁신을 위한 클러스터의 형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사업비 매칭시스템 도입 등 5년 후에는 지방정부의 관련예산을 7조원까지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 연구결과의 사업성 검토 기술가치 평가, 사업화 지원, 벤처기업의 경영 및 판매력 지원, 금융 및 세제 지원, 벤처기업 및 중소기업의 기술지원제도를 통해 선진국형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첨단과학기술 인력양성 및 전환교육을 확충해야 한다. 지식복자사회의 건설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신기술 인력을 양성, 보급해야 하므로 광역시별로 서울대 수준의 지방대학 육성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연구중심의 대학운영, 중등교의 실험실습비를 증액하는 한편 지식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보완교육 수요가 수시로 발생하게 되는데 이들을 위한 평생교육제도 및 직업훈련을 위한 재교육시스템이 확충되어야 한다.

 다섯째, 산업체, 대학과 차별화된 정부출연연구소의 역할을 정립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방안도 조속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 98년도 경제위기로부터 시작된 구조조정기를 거치면서 제일 먼저 손을 댄 것이 연구원을 감축하는 일이었고 급여삭감 등을 거치면서 평생소득 수준은 상경계의 70% 수준으로 저하됐다. 이때 퇴직한 박사급 연구원들이 미국으로 취업을 떠나거나 새직장을 찾느라고 많은 고생을 해 이공계대학 기피현상의 요인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21세기에 지식, 복지사회를 구현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미래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밖에 서울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제, 문화, 언론, 사회문화의 기능을 잘 유지하면서 정보통신네트웍과 쾌적함이 갖추어진 행정수도기능의 중부권 이전이 조속히 실현돼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지방화와 국제화를 촉진시켜 과학기술을 포함한 국가사회 모든 부문의 조화로운 결집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