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피터 잭슨의 야심찬 3부작 가운데 두번째 작품인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 영화를 보러 갔을지 모른다.
그랬다면 하이테크 기업들은 자사가 이 영화에 관여했음을 알아주길 바랐을 것이다. 물론 일부 하이테크 기업들은 ‘반지의 제왕’에 단순히 편승했을 뿐이며 이 영화에 기여하지는 않았었다.
최근 상장한 시게이트테크놀로지는 이 영화가 지난주 개봉됐을 때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에 나오는 ‘미들 어스’ 등 대부분의 장대한 경관들이 자사 디스크 드라이브의 도움으로 제작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버라이존와이어리스는 ‘반지의 제왕’ 공식 파트너라는 자격으로 고객들에게 ‘반지의 제왕’ 모바일 커뮤니티에 가입해 ‘두개의 탑 감춰진 메시지 게임’을 해볼 것을 권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무선게임업체 잠닷모바일도 ‘두개의 탑’을 기반으로 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권리가 자사에 부여됐다고 발표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N네트워크는 ‘반지의 제왕’ 특별 사이트를 공개했다. 서니베일에 있는 스토리지 회사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는 8개 도시에서 자사 고객과 기자들을 위해 이 영화 특별 시사회를 가졌다.
하지만 이같이 ‘반지의 제왕’을 활용한 마케팅 캠페인이 하이테크 업체의 사업을 급속히 변화시킬 것이라고 장담한다면 실망할 공산이 크다. 지난 90년대 초반과 중반에 할리우드와의 관계를 강조했던 실리콘그래픽스는 결국 할리우드의 화려한 빛에 가려 쇠퇴해 버렸다.
그렇다고 걸작의 후광을 차용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랜더어소시에이츠의 디지털 브랜딩 담당 사장은 “만약 광범위한 고객기반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회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사례로 리스피스 캔디가 영화 ‘이티’와 파트너가 된 것은 행운이었으며 M&M은 행운을 놓쳤다고 덧붙였다.
물론 까다로운 하이테크 제품을 일상용품처럼 만드는 것은 그것이 비록 ‘반지의 제왕’에 기술을 제공하는 경쟁에서 이기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하더라도 캔디가 영화와 손을 잡는 것에 비해 훨씬 더 어렵다.
기업들이 ‘반지의 제왕’에 편승하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일부 기업의 편승 노력은 엄밀히 따져보면 따분하기 짝이 없다. 게이트웨이가 ‘반지의 제왕’ 공식 웹 사이트에 곁다리로 링크만 해놓고 그냥 컴퓨터나 사라고 선전하고 있는 게 한 사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의 스토리지 장비는 특수효과를 만드는 데 쓰였다. ‘기업의 제왕’이라고 패러디한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의 특별 사이트(http://www.netapp.com/go/lotr)는 나름대로 신비로움을 발산하고 있다. 이 회사 홍보부장인 제이미 징스 리는 “이 영화를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는 기회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선물권을 보냈다”며 “이는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의 제품이 고객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