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기 한국정보문화센터소장 ygson@icc.or.kr
송구영신의 시절이다. 빼곡이 채워진 탁상 위 달력이 지나온 시간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지나간 시간들은 아쉽고 한해의 시간은 누구나에게나 많은 일을 남겨 주었다. 특히 올해는 우리 모두에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 국가적으로는 6월을 뜨겁게 달구었던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우리민족의 저력을 세계에 드높였다. 최근에는 새로운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며 무사히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도 했다.
IT분야에서도 올해는 기억될 만한 해다. 월드컵 기간에 펼쳐진 우리의 IT향연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월드컵을 통해 우리는 ‘IT는 코리아’라는 인식을 세계인의 머릿속에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또한 초고속 인터넷 1000만명 시대를 열어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 이용자수 2600만명으로 세계 5위의 인터넷 강국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기 마련이라고 했던가. 이러한 IT분야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는 정보화의 혜택에서 소외된 우리 이웃들이 있다. 이들은 경제적, 신체적 요인들로 인해 정보화 접근 자체가 어려운 이웃들이다. IT분야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할수록 일반인들과 이들 정보소외계층과의 정보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정보격차 해소를 전담하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도 지난 선거기간에 정보화의 혜택을 모든 국민에게 공여하는 복지사회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워 정보격차 해소에 힘쓸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정보격차 해소가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국가적인 과제가 된 것이다.
이제 내년 달력을 꺼내들었다. 텅빈 365일의 칸들이 다가선다. 또 다시 하루하루 새로운 계획들로 채워나가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 맞이해야 할 날들은 세월의 무게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기대감으로 충만하다. 내년은 우리에게 정보격차 해소의 원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