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동 코스닥위원장 edchung@ksda.or.kr
계미년 양띠 해를 맞이해 지난해를 되돌아보고 올 한해의 새로운 각오를 다져본다. 생각해보면 지난해는 다른 해와 달리 사회전반에 걸쳐 새로운 쇄신이 이루어졌던 것 같다. IMF로 위축된 우리 국민의 자긍심을 되찾은 해이기도 하다. 지난 여름 전세계에 보여준 성숙된 응원문화와 월드컵 4강 신화, 전 아시아인의 참여를 이끌어낸 아시안게임 그리고 향후 5년간의 한국을 이끌어나갈 젊은 대통령의 선출 등 역동적인 변화와 혁신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IT산업은 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 것 같다. 한때 신경제를 이끌었던 IT산업의 세계적 불황과 미국의 월드컴 사태로 인한 IT산업 경영진에 대한 불신은 우리나라에도 예외 없이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IT벤처산업은 업종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경영진들의 잇딴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불공정거래로 인한 투자자의 불신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된 한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IT 및 벤처산업 자금공급 장으로서의 역할을 했던 코스닥시장 역시 거품이 해소되는 단계를 넘어 침체가 지속되는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다행히 최근 IT산업의 큰부분을 차지했던 포털업체간의 M&A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등 과당경쟁 상태가 해소되는 움직임이 가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주주의 위법 부당행위에 대한 시장의 견제기능 제고, 투자자의 정보불평등 해소,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사전·사후 대책 강구 등으로 코스닥시장도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인구가 많은 나라는 IT산업과 같이 지식집약적인 산업을 포기하고서는 21세기 동아시아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올해는 지난해 잠시 흐트러졌던 상황을 새로운 반성의 계기로 삼아 한때 제2의 국난이라고까지 여겼던 IMF를 IT기업과 코스닥시장의 공조로 극복했던 것처럼 다시 한번 IT기업의 분발과 코스닥시장의 활성화노력이 상생(win win)해 우리나라가 동북아 IT강국으로 비상할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