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2일 발표한 ‘국가지리정보체계 2003년도 시행계획’은 새정부의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인 ‘디지털국토’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중요한 지표라는 점에서 그 어느 해보다 많은 관심을 모았다.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기간사업인 올해 국가지리정보체계의 시행계획은 ‘국가 GIS의 활용과 확산’이라는 전체적인 추진방향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었지만 몇 가지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을 남겼다.
우선 전체 예산규모 908억원은 지난해에 비해 불과 1.01%만 증액돼 지난해의 평균 물가상승률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세부 사업계획에서도 그동안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활용분야(GIS 활용체계 사업)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예산이 줄어드는 마이너스 증액이 이뤄져 정부의 의지(?)와 행동이 사뭇 다르지 않느냐는 의문을 낳았다.
이에 대한 정부의 공식입장은 “지난해에서 이월된 예산이 남았기 때문”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얼마가 남았고 지난해에 어떤 사업, 어떤 프로젝트가 집행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우리나라에 지리정보시스템(GIS)이라는 개념이 도입된지도 어언 20년이 흘렀다. 초창기인 80년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GIS 분야에 종사해온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건설교통부의 시행계획에 세부사업에 대한 추진일정이 나와 있지 않은 점을 문제점으로 꼽기도 했다. 예년의 경우를 되돌아 봤을 때 이번에 발표한 ‘국가지리정보체계 2003년도 시행계획’ 역시 일정이 못박혀 있지 않은 일부 사업들이 내년으로 ‘이월’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을 구현할 수 잇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유비쿼터스를 통해 우리나라 국토는 전체가 살아 움직이고 소통하는 하나의 생물로 거듭날 것이다.
계미년 새해에는 ‘디지털국토’ 실현을 위한 정부의 의지가 비단 구호만에 그치지 않길 기대해 본다.
[e비즈니스부·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