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회원국 숫자를 기존의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늘리기로 함에 따라 오는 2004년 5월까지 EU의 새로운 식구로 편입되는 헝가리를 비롯해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옛 공산권 국가들이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개발기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BBC방송은 이들 가운데 헝가리는 일찍부터 정보기술(IT) 등을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전략이 주효해 90년대부터 IT분야 외국 투자가 급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10년 동안 헝가리가 미국과 EU 각국 기업 등으로부터 유치한 외국자본은 총 230억달러(약 27조6000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절반이 IT분야에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이들의 지원을 받는 헝가리 IT업체들은 최근 전세계적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헝가리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그래피소프트의 경우 80년대 매킨토시 컴퓨터 4대를 밑천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최근 3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그래픽 소프트웨어 업체로 성장했다. 그래피소프트는 특히 건축 설계도면을 제작하는 3차원(D) 그래픽 분야에서 이미 전세계 시장의 약 10%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게임 분야에서는 체코의 보헤미아인터랙티브스튜디오와 폴란드 애덤 마크징스키가 운영하는 게임 스튜디오 등이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중에 최근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오퍼레이션 플래시포인트’를 제작한 보헤미아인터랙티브스튜디오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이 게임을 비디오(X박스)용으로 제작키로 하는 제휴를 체결해 전세계 게임 관련 업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폴란드 출신 캐나다 이민 3세인 애덤 마크징스키가 고국에 설립한 게임 스튜디오도 최근 영국 미다스의 최고 인기게임 ‘워 드론’의 3차원 영상을 제작하는 쇽웨이브 엔진을 공급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유럽은 물론 미국·일본 게임업체들로부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