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하나로, 초고속인터넷 케이블서도 맞붙나.”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가 xDSL에 이어 케이블망인 광동축혼합(HFC)망 기반의 초고속인터넷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로통신이 두루넷 인수를 계기로 아예 자가망 구축계획을 수립,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지난해말부터 불붙기 시작한 초고속인터넷 부문의 경쟁이 VDSL(xDSL)에서 HFC망인 케이블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KT(대표 이용경)는 VDSL을 앞세워 하나로통신의 고객층이 두터운 아파트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공세를 벌인 데 이어 최근에는 이와 함께 HFC망 구축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KT는 내부적으로 현재의 추세를 이어가 VDSL에만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측과 미래의 통신서비스 진화추세를 고려해 광대역을 지원하는 HFC망의 구축도 병행해야 한다는 측의 논리가 팽팽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VDSL의 경우 유효서비스 거리가 ADSL의 3㎞에 비해 300m 밖에 되지 않는 등 제한이 있는 데다 속도에 있어서도 현재 HFC망의 경우 가입자당 셀분할만 제대로 해주면 10Mbps급의 서비스가 가능해 13Mbps가 주축을 이루는 VDSL에 비해 결코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통신과 방송이 통합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대역폭의 활용이 여유로운 HFC망의 매력을 더해준다. 구축비용과 유지보수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 이점이다.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도 KT의 VDSL 공세에 맞서 VDSL 구축 프로젝트인 ‘V100’ 프로젝트를 수립, 시범서비스에 들어간 데 이어 두루넷의 HFC망 가입자 인수를 계기로 대구·광주·대전·인천·경기 등 전국 49개 지역의 자가망을 구축, 본격적인 정비작업에 들어갔다. 이같은 계획은 파워콤이 데이콤으로 넘어간 것을 계기로 파워콤의 HFC망을 임차하지 않고 자가망을 구축, 270만명에 달하는 HFC망 고객 보유기업으로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나아가 VoIP·DMC 등 부가사업의 확산에 활용하겠다는 포석을 깔고 있다.
이와 관련,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의 경우는 대역폭의 여유가 많은 HFC망의 활용도가 탐이 나는 반면 이미 고착화된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 “현재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지분참여를 통해 거느리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으나 이미 기존 지분을 모두 처분한 상황에서 다시 뛰어들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나로통신의 경우는 서울 등 대도시 밀집지역은 VDSL로, 수도권 및 지방은 HFC망으로 가는 방향이 유력하나 두루넷 인수를 계기로 점차 HFC망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