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럽연합(EU)이 폐기되는 정보기술(IT) 및 전자제품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오는 2005년까지 전세계 IT 및 전자업체들에 폐 전자제품의 수거 및 재활용 프로그램을 시행키로 함에 따라 관련 업계가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일본 가전업체 소니와 미국 휴렛패커드(HP), 독일 브라운,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등 4개 회사는 EU 지역에 판매한 제품 중 수명이 다해 버려지는 제품을 수거에서부터 폐기 또는 재활용하는 전과정을 모두 공동으로 수행하는 것을 골자로 제휴함으로써 관심을 끌고 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4개 업체는 앞으로 폐기물 처리 전문업체를 선정해 EU 15개 회원국의 주요 도시는 물론 농촌 지역에서 버려지는 자사 제품도 모두 수거한 후 안전하게 폐기 또는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에 참여한 4개 업체들은 각각 자국에서 오디오/비디오(소니) 및 컴퓨터(HP), 소형가전(브라운), 대형가전(일렉트로룩스) 등의 분야를 대표하는 업체들이라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들 4개 업체가 EU 15개 회원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수백 종의 IT 및 전자제품 중에 수명이 다한 것을 모두 한 곳에 모아 처리하면 그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니 관계자는 설명했다.
4개 업체들은 EU 지역에서 IT 및 전자 폐기물을 공동 처리한 후 이 곳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미국과 일본 등 다른 지역에서도 폐기물 처리와 관련해 상호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EU 지역에서 폐 IT 및 전자제품 재활용 움직임이 활발한 것은 EU 각 국이 환경보호 문제를 가장 엄격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최근 EU 회원국 내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전세계 IT 및 전자 업체들에 오는 2005년까지 폐 IT 및 전자제품의 수거 및 재활용 프로그램 시행을 강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EU는 또 이에 따른 비용도 전액 공급업체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국제연합(UN) 차원에서 환경오염 문제를 다루는 유엔환경계획(UNEP)도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바젤협약 제6차 총회(COP 6)에서 오는 2005년까지 TV와 냉장고, 휴대폰 등 18개 폐 전자제품을 안전하게 처리하기로 결의하고 이를 위한 세부 실천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