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자부품 B2B 적극 추진해야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 3국의 기업간 전자거래(B2B) 협력사업이 급진전되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제의로 2001년부터 진행된 ‘한·일 전자부품 데이터베이스(DB) 공유사업’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중국까지 이 사업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고 한다. B2B는 우리기업의 대외경쟁력 제고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IT산업 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인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그동안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 나서서 B2B산업을 활성화하고 국제협력을 적극 추진해왔다.

 전자부품 B2B 구축을 위한 DB 공유사업은 우리나라와 일본이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일본전자정보산업협회가 이달중 일본 전자부품시스템 검색엔진을 한국 전자부품DB시스템에 무상으로 설치, 양국 부품DB 연계를 위한 본격적인 실증시험에 들어가면서 구체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와 일본전자정보산업협회는 오는 4월까지 양국 전자·정보통신 분야 주요 부품DB 검색사이트인 ‘e피아닷넷(한국)’과 ‘파츠웨이(일본)’의 상호 연계작업을 일단락짓고 내년까지 양국 부품DB를 통합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과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에 중국도 중국전자상회(CECC)를 내세워 적극적인 동참의사를 밝히고 있다. 중국은 올해 2월 일본 고베에서 개최되는 ‘한일 e비즈니스정책협의회’에 참가해 한국과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전자부품 DB 통합작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일본·중국 등 동북아 3국이 전자부품 B2B사업에 서로 협력하기로 한 것은 전자상거래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새 정부가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을 중요한 국정과제로 내세우는 만큼 이번 한·중·일 3국의 전자부품 B2B 추진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기획단계에 있지만 우리나라가 3국간 B2B 협력의 실질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3국의 전자부품 DB 공유사업이 구체화되고 인터넷을 통한 전자부품의 전자상거래가 본격화되면 전자부품 수출입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컴퓨터와 반도체부품 관련분야에서 인터넷을 통한 유통이 가능하게 된다. 그동안 3국간의 전자부품 거래가 많았지만 정보관리는 국가별로 독자적으로 관리되면서 기업간 전자거래는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3국간 전자부품 B2B 추진은 획기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3국간 전자부품 B2B 추진은 향후 국가간 거래관행을 크게 바꿔 놓을 게 분명하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전개된 일련의 기업간 전자상거래 패턴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상품목도 전자부품에서 자동차 철강, 섬유 등 각 산업으로 다양화될 것이다.

 전자상거래는 철저히 민간위주로 민간의 판단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맞다고 본다. 현재 전자산업진흥회가 일본과 중국의 민간단체와 DB 공유를 추진하고 논의를 벌이는 것은 이러한 점에서 옳다고 본다. 하지만 B2B 분야에서 뒤처질 경우 기존 우리산업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 새로이 창출되는 인터넷시장에 대한 진입기회를 놓쳐 지금까지 쌓아온 우리산업의 기반이 하루아침에 붕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없어서는 안된다. 한·중·일 3국의 전자부품 B2B 추진에 국내 기업들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