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인 케이디미디어 사장 shinhi@kdmedia.net
요즘 필수 혼수품으로 꼽히는 제품 가운데 하나가 DVD플레이어다. VCR를 구입하더라도 DVD플레이어 겸용을 사는 게 일반적으로 돼 버린 요즘 일부 마니아 사이에서만 통용되던 DVD가 급속도로 일반인에게까지 파고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전업체의 DVDP(DVD&VCR 복합제품 포함)의 총 생산대수는 1300만대를 넘어섰고 오는 2005년까지 연평균 19% 정도의 고성장이 예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CR가 DVD로 대체될 날도 멀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곧 DVD타이틀의 보급증가와 시장활성화를 예고한다.
DVD타이틀 시장은 지난해 월드컵 비수기와 하반기 경기침체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1200억원 규모로 2001년 450억원 규모에서 2배 이상 성장했다. 음악, 애니메이션 등 장르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청신호다. 전문가들은 DVD타이틀 시장이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DVD타이틀 산업의 활성화와 비약적인 성장성을 보고 당장의 결과에 안주하기보다는 앞으로의 DVD타이틀 산업발전을 위해 관련업계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DVD시장이 앞으로 굳건하게 산업적 위치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사실 그동안 직배사들의 진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제작업체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그러나 DVD타이틀의 화질과 음질에 대한 문제로 소비자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국내 제작업체들도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와 투자를 통해 이러한 기술난제를 해결하고 현재 상당한 수준의 DVD 프레싱과 마스터링 기술력을 갖추게 됐고 DVD제작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오소링 기술도 꾸준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일본 DVD타이틀 제작업체들이 국내 업체에 DVD 제작을 의뢰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기술력의 발전을 입증하는 하나의 증거인 셈이다.
다양한 콘텐츠 창조에도 힘써야 한다. 이는 DVD타이틀이 비디오테이프와는 다르게 소장용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되새기며 소장가치가 높은 영상콘텐츠 발굴에 힘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까지는 영화와 게임, 음악 타이틀 장르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영화와 음악 장르 외에도 DVD의 장점인 고화질 영상과 입체음향, 다국어 지원 등의 특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창출된 기획물 DVD타이틀은 DVD 판권가격이 상승하는 요즘 자신들이 계획한 DVD타이틀을 대중화시킬 수 있다는 점과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기획물 타이틀 출시시에는 소비자들의 충분한 의견교환 통로를 마련함과 동시에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소장가치가 높은 타이틀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DVD타이틀은 소장용으로서 가치를 불러일으킬 만한 패키지의 차별화를 통해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 역시 DVD를 인기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와 함께 저렴한 가격의 렌털용 DVD타이틀 출시를 통해 대중화를 이끌어낸다면 DVD타이틀 산업의 발전적인 초석을 다질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DVD타이틀 시장의 비약적인 발전에 대해서는 몇 년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한 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현재 상태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바라본다면 더이상의 타이틀 시장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현재는 DVD가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면서 DVD타이틀 시장이 구축되고 있는 초기 시장형성 단계다. 이 점을 명심하고 앞으로 제작사, 유통사, 프레싱 업체 등 DVD타이틀 관련 종사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더 발전된 DVD타이틀 시장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