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차원의 데이터베이스(DB) 전쟁이 형성되고 있다.
C넷에 따르면 IBM은 지난 수년간 연구해온 야심찬 신기술인 ‘엑스페란토’(Xperanto)를 적용한 첫 DB제품을 이달말경 처음으로 선보이며 세계 DB시장에 새로운 차원의 경쟁을 촉발한다. IBM의 새 DB는 여러 다양한 데이터 소스(멀티플 소스)에서 한꺼번에 정보를 끌어오는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의 ‘엑스페란토’라는 기술을 구현했는데 시장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세계 DB 시장에 새로운 차원의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DB와 관련해 IBM의 한 관계자는 “상용화는 이달 6월까지 이루어질 것”이라며 “엑스페란토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기업의 판매 기록에서 시작해 전자우편 서버에 저장된 문서에 이르기까지 멀티플 소스의 정보를 한번의 퀘리(query)로 끌어올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2001년 약 90억달러를 형성한 세계 DB시장에서 IBM과 경쟁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BEA시스템스도 자사의 차세대 제품에 IBM의 ‘엑스페란토’ 기술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신기술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나설 예정이어서 주목 받고 있다.
반면 세계 DB시장 리더인 오라클은 이들 3사와 다른 데이터 집중식으로 차세대 DB 시장에 접근하고 있어 IBM을 중심으로 하는 한 축과 오라클을 중심으로 하는 축 등 두개의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IBM은 엔터프라이즈 서버용 데이터를 보다 잘 관리하는 방법에 있어 지난 수년간 ‘엑스페란토’ 기술을 들고나오며 업계의 시선을 받아 왔는데 마이크로소프트와 BEA 등은 데이터를 연합하는 방식인 ‘엑스페란토’ 기술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라클은 데이터 ‘연합’보다는 ‘중앙집중’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베니 수더 오라클 부사장은 “소량의 대형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것이 대량의 소형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하지만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제품 역시 멀티플 데이터 소스를 퀘리할 수 있으며 데이터 포맷으로 XML을 다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연합이든 중앙집중이든 DB업체들은 각사의 신기술들이 새로운 데이터베이스 서버 판매와 특히 통합에 초점을 맞춘 애드 온 서버 판매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지난 수년간 DB업체들은 ‘연합’(federated)이나 ‘가상’(virtual) 같은 개념을 DB에 상용화하기 위해 힘써왔지만 쉽지 않았다. 이는 분산 퀘리의 성능이 빈약한데다가 시스템이 복잡하고 또 지금과 달리 XML과 같은 범용 언어 지원이 부족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퀘리 기술이 발전하고 하드웨어와 네트워크가 고속화됨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즉 퀘리·하드웨어·네트워크 기술의 진전으로 데이터 연합이나 기업정보통합(EII:Enterprise Information Integration) 같은 것이 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기가 인포메이션의 애널리스트인 루솜은 EII 등이 필요한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새 영역으로 고객 지원 콜센터를 거론하며 “콜센터는 특히 멀티플 소스로부터 데이터 접속이 필요한 곳이기 때문에 만일 EII 벤더가 성능 문제만 해결한다면 DB 시장의 새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이러한 시나리오는 가설 차원에 머물러 있다”며 “EII 솔루션을 적용한 웹사이트를 현재로서는 찾아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루솜은 EII가 기업 운영실적 분석 보고서에 유용하고, 또 데이터 연합 방법은 데이터를 중앙저장소에 보내는 데이터웨어하우징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고 지적하며 보통 데이터웨어하우스가 연간 100만달러의 운영비가 드는 데 반해 EII는 수십만달러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