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PDP TV를 포기하고 LCD TV에만 주력할 것이라고 공언했던 샤프가 대형 LCD TV의 대량 생산을 다시 예정보다 앞당기기로 했다.
EE타임스에 따르면 샤프는 현재 가메야마에 건설중인 1500×1800 크기의 기판을 사용하는 LCD 패널 팹의 대량 생산 시점을 당초 예정됐던 2004년 5월에서 같은해 1월로 앞당긴 데 이어 최근 이를 내년 1월로 다시 조정했다.
이와 관련, 샤프의 사장인 마시다 가쓰시코는 “기술적인 문제를 모두 해결해 내년초 40∼50인치 크기의 LCD TV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40인치 이상 LCD TV를 만들 수 있게 되면 LCD TV에만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해 LCD TV에 승부를 걸 것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샤프는 현재 외부 업체로부터 PDP 패널을 공급받아 PDP TV를 만들고 있다.
샤프가 대형 LCD 패널 팹의 가동을 앞당기는 것은 LCD TV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시장 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는 2004년과 2005년에 전세계 LCD TV 수요가 각각 750만대와 13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샤프도 당초 450만대로 예상했던 2004년 수요 전망을 55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샤프는 특히 새 공장으로 인해 전세계 LCD TV 시장의 50%를 점유하면서도 대형 LCD 분야에서 삼성전자 등에 밀려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샤프가 현재 37인치의 LCD TV를 판매하고 있는 데 비해 지난해 중반부터 40인치 제품의 판매에 들어갔으며 지난 9일 미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가전쇼(CES)에서는 54인치 제품의 프로토타입까지 내놓았었다.
이에 대해 마시다는 “그같은 크기는 실험실 수준에서 가능하다”며 “샤프가 가장 안정적으로 대형 LCD TV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건설중인 팹은 60인치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시다는 일본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한국, 대만, 중국의 강력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에 대해 인정했지만 일본이 1만3000∼1만5000건의 LCD 관련 특허를 갖고 있는 반면 한국과 대만의 특허가 1000건과 30건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시장 수성을 자신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