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부·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대구시가 최근 전국 광역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첨단산업 관련 업무를 전담할 ‘과학기술진흥실’을 신설키로 해 전국 지자체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대구지역 벤처기업인들은 새로 조직될 과학기술진흥실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걱정도 많다. 이들은 첨단산업 관련 시책을 강도있게 추진하려는 것은 반갑지만 이번 조직개편으로 인해 혹시나 브레인 없는 ‘자리만들기’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시는 당초 20일 인사발령과 함께 과학기술진흥실의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누누이 밝혀왔다. 그런데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 과학기술진흥실을 이끌 실장 선임 등 인선 작업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동안의 관례대로라면 부이사관급 요직인 이 자리에 대한 하마평이 여기저기에서 나올 법한데 이번에는 지금까지 그런 움직임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실장의 경우 유능한 외부인사를 영입하겠다는 말도 나왔던 터여서 “아직 거론되는 외부인사가 없다는 것은 외부인사 영입이 물건너 갔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능력있는 외부인사 영입을 잔뜩 기대해온 벤처업계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만의 하나라도 벤처업계의 기대가 무너진다면 모처럼 의욕을 보인 시의 인사행정은 말이 아닌 셈이 되고 만다.
과학기술진흥실은 과학기술산업을 역점시책으로 추진하겠다는 민선 3기 조해녕 시장의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외부인사를 영입해 각종 사업 추진에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것이 그의 진흥실 신설 구상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진행과정을 보면 조 시장의 공약은 공약(空約)으로 끝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전통산업들이 하나 둘 첨단산업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과학기술진흥실을 바라보는 지역 첨단벤처기업인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 때문에 과기기술진흥실에 거는 기대 역시 남다르다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지혜를 떠올려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