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타임워너, 파슨스 회장 선임

 세계 최대 미디어 업체 AOL타임워너가 최근 사임계획을 발표한 스티브 케이스 회장 후임으로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리처드 파슨스(52)를 선임했다고 16일(현지시각) 밝혔다.

 AOL타임측은 공식 발표를 통해 “뉴욕에서 개최된 이사회에서 파슨스가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됐다”며 “이번 결정은 오는 5월 16일자로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 주 미국 정부측이 주주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회장직과 CEO직을 분리해 줄 것을 그룹측에 권고한 것과는 상반되지만 주주들로부터 별다른 저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론과 월드컴의 회계부정 스캔들 이후 미국 정부는 기업내 CEO의 권한이 비대해지면서 불법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회장과 CEO를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기업들에 전달해 왔었다.

 파슨스 CEO는 “AOL타임워너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이 평가를 받아 기쁘다”면서 “회사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고객 및 주주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AOL타임워너의 주식 154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LA소재 펀드운용 업체 노던 트러스트의 펀드매니저 리처드 바넷은 “파슨스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지속성을 유지하고 경영 충돌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슨스는 변호사 출신으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보좌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 정·재계의 마당발로 부시 행정부로부터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일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도 있고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을 성사시키는 데 막대한 역할을 했다.

 업계에서는 파슨스를 수장으로 앉힌 AOL타임워너가 신문·잡지 등 서적과 영화, 음악 등 기존의 오프라인 사업과 온라인 사업간 시너지를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의 선임으로 AOL과 타임워너간 분리설도 잦아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01년 1월 1200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주도했던 케이스 회장은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오는 5월 연례 주주총회후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