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세계 지능형 휴대단말기(SHD, Smart Handheld Devices) 시장 분석 및 향후 전망
서론
2002년 세계 휴대단말기(SHD) 시장은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보안문제 그리고 일반 및 기업 시장에서의 정보기술(IT) 부문 지출 감소로 인해 16% 성장률을 보였던 2001년과 비슷한 수준인 15% 정도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안팎에 도사린 성장저해 요인에도 불구하고 세계 SHD 시장이 1900만대 규모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통합휴대단말기(converged handheld device)의 비약적 판매 증가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이미 한국 시장 전체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게 된 통합휴대단말기의 이러한 성장은 오는 2006년까지 전세계적으로도 전체 SHD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본고에서는 2002년 세계 SHD 시장을 분석하고 2003년 이후를 전망하는 한편 주요 이슈들을 분석하고자 한다.
휴대단말기
2002년 휴대단말기 시장은 불투명한 경기 전망과 보안문제로 인해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3% 감소한 1300만대 규모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휴대단말기 업체들의 통합제품으로 전환과 키패드 기반 제품(keypad-based handheld) 단종으로 인해 이러한 하락세가 지속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가 호전되고 신규 업체의 시장참여가 잇따르고 있어 예년의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티컬 애플리케이션 단말기(VAD:Vertical Application Device)=틈새시장인 버티컬 시장을 타겟으로 한 VAD는 경기침체와 상관없이 기업들의 모바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2002년 7%의 성장률을 보이며 더디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휴대단말기=2002년 400만대 판매됐던 통합휴대단말기는 향후 SHD와 이동통신과의 결합이 가속화되면서 미국과 서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SHD 시장 내에서 가장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상위 5개 업체 분석
◇팜=지난해 99달러의 저가·저사양 ‘자이어(Zire)’와 업계 최초로 팜OS 5.0 버전을 탑재한 고사양 ‘텅스텐T(Tungsten T)’ 그리고 여기에 전화기능을 추가한 통합휴대단말기인 ‘텅스텐W’까지 모두 3가지 신제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BEA·IBM 등 주요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며 포켓PC 출시 이후 위축됐던 기업시장 재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팜의 노력은 포켓PC의 빠른 세력 확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수성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가격과 성능면에서 다른 업체와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향후 팜OS를 사용하는 단말기 업체들과 긴밀한 협력, 브랜드파워와 기존의 폭넓은 유저와 개발자 층을 십분 이용해서 경쟁우위를 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운용체계(OS)면에서는 그간 팜OS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멀티미디어, 보안, 무선 등 기능을 강화한 팜OS 5.0 버전을 출시하면서 포켓PC나 심비안(Symbian)같은 다른 업체들과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소니=아직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유저층을 보유하고 있는 소니는 2002년 가장 많은 신제품을 세계 시장에 쏟아놓으며 혁신적인 디자인과 기술,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판매 증가를 이뤄냈다. 소니는 팜OS 제품으로는 드물게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된 고사양의 ‘REG-NX70V’에서 저가 제품군인 ‘PEG-SL10’과 ‘SJ20, 30’에 이르기까지 모두 8개의 신제품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확보했다.
가격과 성능면에서 다른 팜OS 제품과 경쟁적 우위를 차지한 소니는 앞으로 무선으로 진화하고 있는 저가 포켓PC 기반 제품과의 치열한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HP=컴팩컴퓨터와의 합병 발표 당시 우려와 달리 HP의 SHD 부문은 조나다(Jornada) 라인이 ‘928’을 마지막으로 단종되면서 ‘아이팩(iPaq)’ 라인으로 비교적 순탄한 중심이동이 이루어졌다. 아이팩은 수려한 디자인과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기존 기업시장에서 강점을 보였던 HP 제품군과 번들을 이루면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늘었다. HP의 이러한 고가 정책은 향후 가격이 중요 구매요인으로 작용할 때 새로운 가격과 제품 전략의 수립이 요구된다.
◇도시바=2002년 도시바는 기존의 노트북과 소비자 가전업체로 얻어진 명성을 바탕으로 무선랜이 내장된 ‘e740’ 모델과 엔트리 레벨의 두 제품을 발표하고 공격적인 제품 전략을 수립하여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향후 포켓PC 제품군의 가격인하에 도시바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용 솔루션과 엔드 투 엔드(end-to-end) 제품군의 부재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제품 개발과 제품의 가격인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카시오=한때 윈CE 2.0 기반 시장의 리더였던 카시오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포켓PC 2000 출시 파트너로 HP와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호환성 문제와 프로세서·메모리 성능면에서의 열세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 가전에서의 카시오의 명성이 오히려 기업시장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카시오는 현재 첨단기술을 단말기에 도입하는 다른 업체와 달리 ‘포켓매니저(Pocket Mangers)’와 ‘포켓뷰어(Pocket Viewers)’같은 전자수첩과 유사한 단순 기능 위주의 저가 제품 라인업을 유지하며 저가의 컬러 단말기를 선호하는 고객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향후 예상되는 가격인하로 인해 저가 단말기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카시오는 저가 시장에서의 경쟁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
2003년 이후 SHD 시장은 통합휴대단말기를 중심으로 오는 2006년까지 연평균 38% 성장률을 보이며 2006년에는 8억달러 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2003년 이후 시장의 주요 이슈이다.
◇가격 인하=전세계적인 경기침체가 SHD 시장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켓PC를 중심으로 한 단말기 가격인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시장경쟁 구도의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지난 2000년 4월 카시오·컴팩·HP 3사가 포켓PC OS 기반의 제품을 발표한 이래 줄곧 500달러 선을 유지해 오던 평균가격이 2002년에 들어서면서 반도체 제품 가격의 하락에 힘입어 4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이와 함께 델컴퓨터의 시장진출 뉴스에 앞서 ‘뷰소닉(Viewsonic)’과 HP가 300달러 이하의 제품을 발표, 본격적으로 가격경쟁을 불러왔다. 이러한 가격 인하 경쟁은 전체 시장기회 증대에 도움을 주는 한편 자본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 업체에 압박을 가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부실 업체들의 정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선화=휴대단말기의 무선화는 관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높은 부품 가격으로 인해 상용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무선화는 향후 SHD 시장 성장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SHD와 결합하고 있는 무선 기술로는 블루투스, 2.5G 이동통신 그리고 랜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기술적·환경적 문제 등 넘어야 할 걸림돌이 많이 산재돼 있다.
◇기업 시장=비즈니스 유저를 위해 고안된 기술의 도입으로 SHD의 기업시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팜이 90년대 말 대규모 기업 수요를 창출하며 기반을 다졌으며 기업 환경에 초점을 맞춘 포켓PC의 등장은 SHD를 기업 인프라의 중요 요소로 포지셔닝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의 IT 지출이 축소되면서 SHD 도입 프로젝트들은 필수자재 구매 순위에 밀려 연기됐다. IDC는 향후 경기가 호전됨에 따라 이러한 대기 수요가 실수요로 전화되며 기업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 시장=일반 소비자 시장은 아직까지 SHD의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요 수요처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의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적절한 솔루션과 마케팅 판매전략을 통한 소비자로 접근이 필요하다 하겠다. 이와 함께 업체들의 가격인하 노력 역시 잠재 수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인선/한국IDC 리서치 그룹 연구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IDC의 SHD 제품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