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모든 길은 한반도로 통한다

◆이판정 넷피아 사장 pjlee@netpia.com

 

 동북아 경제의 핵심고리인 한반도가 북핵문제로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한때는 전쟁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나라 안팎이 긴장상태에 빠져들었으며 다방면의 예측이나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물론 동북아지역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한 국제전문가들의 시각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행동이나 전략은 북핵 이슈와 함께 동북아지역에서의 경제주도권 장악에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을 중국을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동북아지역의 신경제질서로 편입시켜 남북한이 주도하고 미국·일본·중국·러시아가 동참하는 동북아지역의 발전모델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매우 다양한 접근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최우선적이고도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그간 여러 번 언급된 한반도를 잇는 유라시아 광역철도망 구성 프로젝트가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중국 철도망을 연결함으로써 동북아지역은 물론 유라시아 대륙을 함께 발전시키는 ‘뉴실크로드 프로젝트’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꿈의 프로젝트는 남북한은 물론 러시아·중국과 이미 일정부분 합의점을 도출한 바 있기 때문에 북핵문제 해결의 근본적 실마리를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라시아 광역철도망 구성의 경제적 효과는 엄청나다고 한다. 우선 장장 9200여km에 이르는 시베리아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가 만나게 되면 물류비용이 대폭 줄어든다. 실제로 수도권 기업들이 유럽으로 물품을 수출할 때 소요되던 45일을 TKR와 TSR를 연결함으로써 불과 20일이면 한국의 공장에서 모스크바나 유럽지역의 소비자들에게 물건이 전달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중국의 철도망까지 연결하면 남북한은 물론 일본·중국·러시아 등 동북아지역 국가 모두에 상생의 관계와 이익을 보장하는 것으로 동북아지역의 평화 정착은 물론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임에 틀림없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된다면 파생산업의 발전도 급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원전 2세기의 실크로드처럼 횡단철도에 IMT2000을 포함한 첨단 IT기능들을 갖춘 21세기의 ‘꿈의 IT실크로드’ 시대를 만드는 것이다.

 ‘뉴실크로드 프로젝트’는 동북아의 평화 정착과 함께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일본 기업의 새로운 투자처로서 거대한 신경제특구가 돼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은행으로만 몰리는 미국·일본의 자금에 대한 새로운 투자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미국경제의 뉴딜정책에 비유되는 뉴실크정책 이라고 명명해도 어색하지 않을 듯싶다. 우리는 북한의 핵문제를 바로 이런관점에서 풀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유라시아 광역철도망 및 광케이블망의 구축을 어떻게 이뤄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300조원 가량의 자금이 있다고 한다. 한국·일본·미국이 함께 국가 주관(국가 보장) 아래 펀드(한반도 철도펀드)를 조성해 북한을 횡단하는 철로건설사업에 투자한다고 가정한다면 남북한은 물론 일본과 미국까지도 공동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협력모델이 창출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북핵문제의 해결과 남북한의 철도망 연계를 통한 공존공영의 기틀을 다지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정한 민족통일로 가기 위한 선결과제에 대한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북핵문제의 당사국인 러시아·미국·중국·일본도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북한 역시 동북아 성장과 공존번영의 모든 키를 쥐고 있는 만큼 세계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고 순응하는 방향으로 반드시 자세를 바꿔야 할 것이며, 남북이 상호이해의 바탕 위에서 진정한 민족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을 도모해나간다면 한반도는 동북아지역의 핵심국가는 물론 ‘IT실크로드’의 관문이자 물류중심국으로서 우뚝 서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