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를 맞은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모인 세계 각국의 경제인들은 이라크 전쟁 및 북한 핵위기로 인한 정치·외교적 위기와 기업의 신뢰 붕괴에 따른 경제적 위기들을 거론하며 이의 극복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대체적으로 우울한 분위기였지만 중국의 고도성장이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낙관적인 관측도 나왔다.
◇전쟁과 규제가 경제발목 잡는다=세계의 최고경영책임자(CEO)들은 ‘테러와 전쟁’ 및 ‘정부의 과잉규제’를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협으로 지적했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세계 922명의 CEO를 대상으로 세계 경제전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48%가 이라크·북핵 위기 등으로 고조되는 전쟁위기를, 49%가 지나친 규제를 세계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72%는 자신들의 기업성장에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신뢰 회복’ 나서야=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이기도 한 ‘신뢰구축’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부패감시 국제기구인 트랜스페런스인터내셔널은 참석자들에게 기업 활동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행동강령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이 희망=포럼 참석자들은 중국이 세계 경제발전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중국이 앞으로 2년 동안 세계 경제 성장전망치의 두 배가 넘는 7∼8%의 고도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기예측기관 콘퍼런스보드의 게일 포슬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에는 EU를 능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유럽·일본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이라크전 영향과 미국 경제전망=전문가들은 “세계 경제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이라크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라크전이 터지면 대규모 오일 쇼크의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모건 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지나치게 미국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미국 경제의 부진으로 세계 경제가 긴축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동영 특사는 시장의 역할을 확대하고 정부 규제를 줄이는 등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질서를 구축할 것이라며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