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개SW 활성화 기대

 그동안 외산 소프트웨어(SW)에 밀려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SW업체들을 살리기 위한 공개SW 활성화 방안이 마련된다. 정통부는 29일 정책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다음달 중순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은 대상제품의 발굴에서부터 이용확대, 표준화, 인력양성 그리고 국제협력 등에 이르기까지 현 상태에서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은 거의 다 동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정통부는 우선 공개SW 활성화를 전담할 ‘공개SW지원센터’를 설립해 공개SW의 발굴은 물론 관련인력 양성, 표준화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해외 공개SW 단체와의 교류·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한·중·일 공개SW협력체’를 구성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뿐 아니다. 공공기관의 공개SW 이용을 적극 장려해 나갈 계획이다. 정통부는 이를 위해 기획예산처·재경부·행자부·조달청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공개SW 활성화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SW산업은 그동안 일부 외국기업의 독점적인 SW기술 표준과 가격결정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그나마 주요시장이라 할 수 있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중요한 정보시스템이 대부분 외산제품으로 구축돼 있어 국산제품의 설자리가 미약했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늦게나마 정부가 공개SW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SW시장 규모는 2002년을 기준으로 48억달러로,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0.87%에 지나지 않는다. 그 중 수출은 2억9000만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아직까지 ‘성장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공개SW 관련분야가 활력을 띨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망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공개SW 활성화 대책이 제대로 추진된다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같은 조치는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의 OS나 오피스, 오라클의 DB 등 외산제품을 구입할 때 로열티로 지급하는 연간 7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각종 SW의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경쟁력 있는 국산 SW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국산제품의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우선 외산제품과 경쟁해 품질면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양질의 SW개발이 이루어지지 않고선 이번 대책의 약효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SW업체들이 양질의 공개SW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특히 공개SW에 대한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며 개발된 제품이 공공기관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수요자인 정부 및 공공기관들의 외산제품 선호의식을 바꿀 획기적인 조치 없이는 어떤 활성화 대책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공개SW 활성화협의체’에 참여하는 관련부처의 역할을 구체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공개SW 활성화 대책은 SW산업 발전을 위한 일시적인 정책발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정책과제로서 제대로 추진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