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데스크톱PC용 펜티엄4를 이용해 만든 노트북PC 일명 ‘데스크노트’의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온 인텔이 마침내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인텔이 데스크톱PC와 거의 같은 수준의 가격과 클록속도를 제공하는 별도의 노트북PC용 프로세서 제품군을 올해 중반께 내놓키로 한 것. 이 프로세서는 휴렛패커드(HP)의 주문을 받아 제작한 펜티엄4C와 마찬가지로 데스크톱PC 프로세서를 모바일 패키지에 넣어 만들어질 것으로 보여 사실상 인텔이 데스크노트 추세에 편승키로 입장을 180도 바꾼 셈이다.
이와 관련, 머큐리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딘 매캐론은 “인텔은 데스크노트의 보급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했다”며 “이제 그들은 ‘극복할 수 없다면 합류해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당초 데스크노트의 보급 확산이 일시적인 현상인 것으로 판단했었으나 도시바와 HP 등의 주요 노트북PC 업체들이 지난해 지속적으로 데스크노트를 내놓아 부가가치가 높은 모바일 펜티엄4의 판매에 적지 않은 지장을 받았었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C넷의 보도에 따르면 인텔의 새 모바일 펜티엄4 제품군은 2.4∼3.06㎓의 클록속도를 제공한다. 이는 인텔이 3월 내놓을 예정인 데스크톱PC 펜티엄4의 최고속도 3.2㎓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속도다.
가격도 데스크톱PC용에 비해 15달러 정도만 비싸게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현재 노트북PC용과 데스크톱PC용 펜티엄4는 큰 폭의 가격차를 보이고 있는데 일례로 2.4㎓ 펜티엄4-M은 같은 속도의 펜티엄4(193달러)에 비해 거의 3배 가량 비싼 562달러에 판매된다.
인텔의 모바일 플랫폼 담당 이사인 돈 맥도널드는 새 모바일 펜티엄4 제품군을 선보일 것이라는 점은 시인했지만 정확한 가격과 클록속도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하지만 그는 “기존 펜티엄4-M의 판매를 계속하고 클록속도를 높인 제품도 내놓겠으나 새 제품군에 주력할 것”이라며 “새 제품군이 데스크톱PC와 거의 같은 속도를 제공하지만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맥도널드에 따르면 새 모바일 펜티엄4는 하이퍼스레딩이나 800㎒의 고속 버스, 클록속도를 낮춰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스피드스텝과 같은 전원관리 기능 등이 제외된다.
인텔은 올해 3월 내놓을 예정인 센트리노를 앞세워 노트북PC용 프로세서의 부가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는다는 복안을 세워 놓았다. 센트리노는 새 펜티엄4-M(코드명 배니아스)에 칩세트, 802.11b 무선 주파수 모듈 등을 통합시킨 프로세서다.
한편 인텔은 펜티엄4 3.2㎓ 출시에 앞서 2월 펜티엄4 제품군의 가격을 25∼50달러 인하하고 3월에는 3.06㎓의 제품을 현재 2.8㎓ 수준인 400달러까지 인하하는 등 펜티엄4 제품군의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