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 하이엔드 스토리지 3종 발표...전운 짙어

 

스토리지 강자 EMC가 3일(현지시각) 최근 3년내 선보인 제품 중 가장 막강한 파워를 가진 신제품 3종을 발표하며 하이엔드(고가·고성능) 스토리지 시장에 연초부터 선전포고를 하고 나섰다.본지 4일자 18면 참조

 지난 1990년대 스토리지 시장 패자였던 EMC는 최근 수년간 고전, 전체 스토리지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하이엔드 분야는 상대적으로 더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들 ‘시메트릭스 DMX’시리즈 3총사(800, 1000, 2000)는 EMC의 이전 제품과 달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접매트릭스아키텍처’(DMA:Direct Matrix Architecture)라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사용하고 있다. 또 내부 컴포넌트도 새로운 연결 방법(인터커넥트)을 도입, 가격대비 성능을 높였다. 이 회사는 ‘시메트릭스DMX 3총사’가 경쟁사 동급 제품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할 뿐 아니라 속도는 몇배 더 빠르다고 주장했다.

 ◇어떤 제품들인가=발표된 3개의 새 모델 중 가장 낮은 급인 ‘시메트릭스DMX800’을 비롯해 최상위급인 ‘시메트릭스DMX 2000’과 중간급인 ‘시메트릭스DMX1000’ 등은 모두 DMA라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사용했다. 이는 스위치와 버스 기반 구조를 없앤 것인데 EMC는 DMA 아키텍처에 대해 “보다 낮은 가격에 보다 많은 스토리지 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도나텔리 이 회사 스토리지 플랫폼 대표는 “지난 1999년부터 이 아키텍처를 연구해 왔다고”고 공개했다.

 이와 함께 새 시메트릭스 스토리지는 새로운 점대점(point to point) 인터커넥트 기술을 구현했다.

 3제품 중 △시메트릭스DMX800은 이 회사의 첫 모듈러 및 랙마운터블 ‘시메트릭스’ 스토리지로 1TB에서 15.3TB까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또 4∼32Gb의 글로벌 캐시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중간급인 △시메트릭스DMX1000은 싱글 베이를 사용, 데이터를 3∼18.5TB 까지 저장할 수 있으며 4∼64Gb 글로벌 캐시를 지니고 있다. 또 가장 상위 기종인 △시메트릭스DMX2000은 이중 베이 시스템으로 무장, 6.1∼37TB까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8∼128Gb 글로벌 캐시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 반응=시장조사기관 IDC의 한 애널리스트는 “한때 스토리지 시장 패자였던 EMC가 고전을 거듭, 현재는 HP·IBM에 뒤진 서열 3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며 “하지만 이번 신제품 발표는 EMC의 매출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엔터프라이즈스토리지그룹의 수석애널리스트 토니 프리그모어도 “지난 3년간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에서 EMC가 경쟁업체인 HDS에 밀렸다”며 “이번 발표로 EMC의 새로운 도약과 함께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에 전운이 더욱 짙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작년 3분기 EMC의 스토리지 시장 점유율이 11%로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가 떨어졌으며, 특히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에서 점유율은 더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경쟁사 대응=히타치, IBM 등 경쟁사들도 EMC의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 공세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히타치는 자사의 하이엔드 스토리지인 ‘라이트닝9900V’의 데이터 저장 능력을 두배(128TB)로 늘렸다. 이외에도 히타치는 앞으로 하이엔드 스토리지의 연결성을 증대, 초당 2Gb의 최대 64광채널(Fiber Channel) 능력을 갖춘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IBM도 최근 자사 제품에 새 스토리지 기술인 ‘블루핀’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소프트웨어 메이커들이 스토리지 시스템 제어시 보통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신기술이다. 또 IBM은 72Gb 하드드라이브를 갖춘 제품도 계획하고 있다.

 이들에 대응해 EMC는 스토리지 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 연결해주는 피콘(FICON) 기술을 여름경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