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가 개발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을 공개하고 관련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주요 통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소프트웨어 개발이 주로 경쟁자들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이루어진 반면 최근엔 블로그 등을 통해 제작 과정을 공개하고 다양한 관련 정보 및 의견을 모아 개발에 참고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는 개발 과정을 공개하고 잠재 고객들과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아 개발 과정에 다시 통합시킴으로써 보다 나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C넷이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블로그, 온라인 포럼, 게시판 등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로터스 1-2-3의 개발자 미치 케이퍼는 최근 개인정보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관련 블로그를 개설, 진작부터 예비 사용자나 다른 프로그래머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그는 “블로그는 뛰어난 개발자 및 소비자들과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통로”라며 “커뮤니티가 형성돼 더 많은 피드백이 돌아오면 더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웹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 주는 SMB메타 규격을 연구하는 댄 브리클린도 아이디어 수집과 베타 테스팅에 블로그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는 “블로그는 싸고 간편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도구”라며 “블로그를 통해 얼마나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블로그를 통해 베타 테스터를 모으는 과거의 수고를 훨씬 덜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게임 개발에선 개발하는 게임의 성격상 초기 단계부터 온라인 포럼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일반화돼 있다. 소니가 발매 예정인 온라인 게임 ‘스타워즈’의 웹페이지엔 수많은 사용자 포럼이 2년째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은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을 뿐 아니라 열렬 사용자 그룹을 만들 수 있다”며 “이들의 입소문도 무시 못한다”고 말한다.
개발 과정을 공개하는 개발자들로선 블로그 등의 공개 포럼에 올라오는 수많은 의견 중 쓸만한 것을 골라내는 일이나 게시판의 토론이 초점을 잃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문제다. 공개 게시판을 관리하는 인력을 따로 두는 것도 한 방법.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준비만 돼 있다면 대중의 참여는 보다 나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이들 개발자는 주장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