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와 한컴리눅스가 공동으로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최고 성능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처음으로 개발함으로써 리눅스 기술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됐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개발의 핵심은 PC를 병렬로 몇 대까지 연결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서울시립대와 한컴리눅스가 개발한 슈퍼컴퓨터는 리눅스를 운용체계로 사용하는 PC를 256대까지 병렬로 연결해 중앙처리장치 속도를 512기가플롭스급으로 발휘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국내 리눅스 기술을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는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동안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슈퍼컴퓨터 개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부산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리눅스를 운용체계로 한 PC를 최대 128대까지 병렬로 연결한 시스템을 개발해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리눅스 기반 슈퍼컴퓨터 개발의 가장 큰 의의는 무엇보다도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리눅스를 기본 운용체계로 하는 256대의 PC를 병렬로 연결함으로써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고성능화, 생산비의 절감 등 여러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일반적인 PC 클러스터링 슈퍼컴퓨터는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용체계를 사용해왔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등 다국적 IT기업의 기술지원을 통해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이번 시립대의 슈퍼컴퓨터 개발은 리눅스를 운용체계로 채택했다는 점, 시립대와 한컴리눅스의 자체 인력·기술만으로 추진돼 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는 윈도에 비해 안정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소스코드가 공개돼 커널을 직접 다룰 수 있어 특정 환경에 최적화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 리눅스를 탑재한 개인용 PC를 병렬로 연결할 경우 일반적인 대형 슈퍼컴퓨터에 비해 가격면에선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PC 클러스터링 슈퍼컴퓨터 수요는 잠재력이 무한한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제품 위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IT업체들과 사용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운용체계의 종속에서 탈피하기 위한 조치로 리눅스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번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가 성공을 거둔 것은 여타 분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제품 개발의 성공은 국내 리눅스 기술과 미국·일본 등 선진국 기술과의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제품 개발로 서울시립대는 다른 사용자보다 한발 앞선 리눅스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리눅스와 클러스터링 기술이 접목된 이번 기술 개발은 우리가 노력하면 리눅스 분야에서도 고기술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넣어주기에 충분하다.
이번 리눅스 클러스터링 개발의 개가가 리눅스 기술 분야에서 국내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정부도 기업이 리눅스 관련기술의 개발에 지속적인 의욕을 가지도록 제반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