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조직개편 특징

 이번 조직개편의 특징은 사업부문별 기능의 전문화와 책임경영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변화무쌍한 기업환경의 변화에 맞는 비전마련과 이를 위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는 KT 경영진의 의지가 이번 조직개편에 실려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직개편은 조직개편의 핵심인 지역본부와 현업기관의 개편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반쪽짜리’ 개편이라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KT는 한때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으나 지역본부 재편과 노조 무력화라는 등식에 밀려 결국 본부 차원의 조직개편에 머물게 됐다.

 ◇내용=기존의 6실6본부를 품질경영실과 비전경영실을 포함한 8실6본부로 재편했다. 연구부문은 사업부문별 조직으로 흡수했다. 사장직속으로 품질경영실과 비전경영실을 두었으며 크게 기획조정실·사업협력실·재무관리실·인력관리실·홍보실·감사실 등을 그대로 유지한다. 사업부문별로는 마케팅기획본부와 고객서비스본부·영업본부·기간망본부·기술본부·IT본부로 나눠 사업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10개 지역본부는 그대로 유지하며 통신망운용국·중앙통신운용국·전산국·인터넷운용국 등 현업기관 또한 존속한다. 부사장제는 유지하되 수석부사장제가 신설됐다.

 ◇어떻게 변화됐나=사장 직속의 품질경영실과 비전경영실 이외에도 사회공헌팀·SI/NI사업단이 새로 생겨났다. 하지만 비상계획실·조달본부·연구개발본부·민영화추진단 등은 없어지고 관련기능은 부문별로 흡수됐다. 기존 마케팅본부는 마케팅본부와 영영본부로 세분화했다. 네트워크 부문도 기간망본부와 고객서비스본부로 분리했다. 기술본부의 경우는 조달본부·연구개발본부의 일부 기능과 통신망관리단의 기능을 이관받았다. 연구 부문의 경우 경영연구소는 기조실, 건설사업단은 재무관리실, 인재개발원은 품질경영실, 글로벌사업단·NI/SI사업단은 영업본부, 솔루션사업단·서비스개발연구소는 마케팅기획본부, 국제전화국은 고객서비스본부, 기간망시설단·위성운용단은 기간망본부, 기술조사평가단·망관리지원단·기술연구소는 기술본부, 운용시스템연구소·지역전산국은 IT본부 산하로 들어갔다.

 ◇주목받는 인사=새로 신설된 수석부사장에 정태원 부사장이 승진발령됐다. 또 송영한 기조실장은 부사장으로 승진, 여전히 기조실장을 맡게 됐다. 마케팅본부를 이끌어온 최안용 전무는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비즈니스본부장을 맡아온 윤종록 상무는 전무로 초고속 승진하면서 마케팅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희창 출자관리팀장도 승진과 함께 사업협력실장으로 중용됐다. 새정부 자문역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영환 상무 역시 기업솔루션사업팀장에서 기업솔루션단장으로 영전했다. 부산본부장을 역임한 노태석 상무도 품질경영실장으로 중책을 맡게 됐다. 권행민 민영화기획팀장도 상무로 승진하면서 비전경영실장을 맡아 주목받고 있다.

 ◇전망=이번 인사는 이용경 사장의 고객 및 현장경영 방침을 위해 현장 경험이 풍부한 중진급 임원을 전진배치했다는 평가다. 특히 고시 및 공채 출신 등 개혁성향 임원을 본사에 배치해 향후 KT의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또 날로 격화되고 있는 통신시장의 경쟁을 극복하기 위해 품질경영실과 비전경영실을 둔 것은 진일보한 조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로 전사개편이 아닌 반쪽짜리 개편으로 끝난 점은 여전히 KT의 지배구조와 함께 풀어야할 과제로 지적된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