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놀고 있는 200만대 PC를 활용하는 대규모의 그리드 컴퓨팅 실험에 나선다.
6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컴퓨팅 업체인 IBM은 미·영 주요 대학과 그리드 컴퓨팅 관련 전문 기업들과 손잡고 유휴 상태에 있는 개인용컴퓨터(PC) 200만대를 네트워크로 연결, 천연두 치료 등을 연구하는 대규모 그리드컴퓨팅 구축에 나선다.
‘천연두 연구 그리드’(Smallpox Research Grid)라고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에는 대학측에서 영국 옥스퍼드와 에섹스 그리고 미 웨스턴 온타리오 등 3개대학이 참여했으며 기업측에서는 유나이티드디바이스, 의·화학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 애설리스, 마약 발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보텍OAI가 파트너사로 동참했다. 이중 유나이티드디바이스는 그리드 컴퓨팅의 대표적 프로젝트로 외계의 우주 신호를 분석하는 ‘세티앳홈’의 창설에도 깊숙이 간여한 바 있다.
IBM은 이번 프로젝트에 ‘레거타’(일명 p690)라고 불리는 자사의 고성능 서버외에도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DB2), 고성능 스토리지 시스템(샤크) 등을 제공한다. 또 미증유의 9·11테러 사태 이후 화학전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미 국방부도 이번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며 화학전에 대비한 도움을 받는다. 지난 연말 1000만명이 넘는 미군인들은 생물무기 테러에 대비해 천연두 백신 접종을 맞기도 했다
IBM의 한 관계자는 “‘천연두 연구 그리드’ 프로젝트로 연결된 200만대의 PC는 웬만한 슈퍼컴퓨터보다도 성능이 뛰어난 최대 1.1테라플롭스의 연산 능력을 지닐 것”이라고 설명하며 “스크린세이버 형태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원하는 사람들은 그리드닷오르그 홈페이지(http://www.grid.org)에 가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PC에 설치하면 된다”고 말했다.
사용하지 않고 있는 PC의 파워를 네트워크로 연결, 슈퍼컴퓨터와 맞먹는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그리드 컴퓨팅은 현재 학계·연구소 등 일부 제한된 곳에서만 사용하고 있으며 기업측에서는 아직 미개척 분야다. 이에 따라 IBM은 올해 그리드 컴퓨팅 분야를 주력 사업으로 삼아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데 최근에 그리드 관련 제품 10종을 발표하기도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