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 없는 휴대폰 사용자에게 전기 충격을

 누구나 지나치게 큰 소리로 휴대폰 통화를 하거나 극장에서 태연히 전화를 받는 사람들 때문에 불쾌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영국의 한 디자인 회사가 지나치게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상대편 통화자에게 전기 충격을 보낼 수 있는 휴대폰을 개발했다. 또 극장, 연주회장, 미술관 등 공공 장소에서 예절바르게 행동하지 않을 수 없도록 디자인된 단말기들도 선보였다.

 이 휴대폰을 만든 회사 IDEO는 “전기 충격은 무례한 휴대폰 사용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대변한다”고 밝혔다. IDEO가 제작한 ‘사회생활에 적합한 휴대폰’ (SoMo) 5종은 오는 27일부터 일본 사진박물관에서 전시된다.

 SoMo1은 귀에 거슬리는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상대편 통화자에게 전기 충격을 보낼 수 있다. 상대방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크다면 살짝 버튼을 눌러주면 된다. 충격의 강도는 목소리 크기에 따라 변한다.

 SoMo2는 극장이나 연주회장처럼 통화가 곤란한 곳에서 전화를 받았을 때 사용한다. 이 전화를 쓰면 실제 말을 하지 않고도 조이스틱과 단추를 이용해서 ‘그래’ ‘안돼’ 등의 말을 합성해 상대편에게 전달할 수 있다. 말의 억양도 표현할 수 있다.

 SoMo3은 클라리넷처럼 생겼다. 전화를 걸기 위해선 악기를 연주하듯 단추를 누르면서 숨을 불어넣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전화 걸기가 힘들어지므로 웬만해선 휴대폰을 쓰지 않게 된다. 전화를 걸기 위해선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이 약점이다.

 SoMo4는 전화를 건 후에 나무로 된 휴대폰 뒷면을 문처럼 두드리게 돼 있다. 수신자는 벨소리 대신 울리는 노크 소리를 듣고 전화를 받을지 말지 결정한다.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휴대폰이다.

 SoMo5는 공공 장소에서 시끄럽게 통화하는 사람에게 경고를 보낼 수 있는 휴대폰이다. 단말기가 ‘조용히 해’ ‘시끄러워요’ 등의 말을 합성해 내보내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이 듣도록 한다.

 IDEO는 휴대폰이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한 논의를 끌어내고자 이러한 제품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또 주위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는 휴대폰 디자인의 가능성도 더불어 찾고 있다.

 물론 이 제품들은 실제 판매되진 않는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