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스토리지 소프트웨어업체인 미 레가토시스템스의 매각설이 흘러나와 실현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각) 한 소식통을 인용, 스토리지 및 백업 소프트웨어 메이커인 레가토가 모건스탠리의 매각협상 전문가를 고용, 매각건에 대해 조언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레가토 인수 대상자는 스토리지 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IBM과 EMC가 가장 강력한 후보자이며 레가토는 이들로부터 8억∼10억달러를 받기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IBM과 EMC 이외에 휴렛패커드(HP)·선마이크로시스템스 같은 대형 IT업체들과 레가토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베리타스소프트웨어도 레가토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명의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엔지니어들이 지난 1988년 창설한 레가토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3년된 주력 제품 ‘넷워커’와 백업 제품인 ‘리플리스토어’(RepliStor) 등을 판매하며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메이저 업체로 활동하고 있다.
소식통은 “스토리지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IBM과 EMC가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 분야 에서는 취약하다”며 IBM과 EMC의 인수 가능성을 언급하며 “하지만 모든 IT기업들이 레가토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관련 지적재산권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스토리지 분야 사업 강화 의지를 공공연히 표명해온 IBM은 지난 95년 이래 약 25개의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한 경험이 있으며 EMC 역시 작년 가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업체 프리사를 2000만달러에 매입함으써 최근 3년래 여덟번째 기업 인수라는 기록을 보인 바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레가토의 가장 큰 경쟁자인 베리타스가 지난 12월 ‘프리사이즈’라는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를 인수하면서 레가토를 보다 압박한 점도 레가토가 ‘매각이냐 새로운 도약이냐’를 고민케 한 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는 매각과 관련, 레가토 최고경영자는 6일 현재 연락이 안됐으며 레가토 대변인은 계속되는 코멘트 요청에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모건스탠리·IBM·EMC·HP·선 등 인수 대상자로 거론된 기업들은 모두 코멘트를 거부했으며 베리타스 대변인의 경우 “루머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는 것이 회사 입장”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이테크 거품이 꺼지던 2000년 이래 다른 IT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레가토도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특히 작년 실적 재발표에 관련해 주주들에게 8800만달러를 물어준 것과 데이터 스토리지 관리 업체 OTG소프트웨어를 4억달러 가량에 인수한 것이 자금 부족을 불러온 주인으로 꼽히고 있다.
작년 2월 끝난 OTG소프트웨어 인수는 투자가들로부터도 싸늘한 반응을 받아 작년 2월 14달러 하던 주가가 3달뒤인 5월에는 5달러로 하락하기도 했다. 한창 잘나가던 2000년 1월 레가토의 주가는 8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작년 여름 1.68달러까지 곤두박질 했다가 5일에는 5.56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앞서 이 회사는 4일 4분기 실적을 발표, 1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공표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