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BIC 열풍` 달아오른다

 ‘21세기는 NBIC 시대.’

 세계 최강 미국이 나노·생명공학·정보통신·인지과학의 융합(컨버전스) 기술로 21세기 새 패러다임으로 부상할 것이 유력시되는 NBIC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의 대표적 과학 싱크탱크인 국립과학재단을 비롯해 여러 과학 단체와 학계 그리고 휴렛패커드(HP)·IBM 같은 거대 IT기업들이 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NBIC와 관련된 콘퍼런스를 잇달아 열며 관심을 높이고 있는데 미 정부에 대해서도 “세계 과학계를 계속 선도하고 미국의 안보와 경제를 위해서 NBIC 연구가 절실하다”며 자금 지원과 전담부서 설치 등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3일간 열린 NBIC 관련 콘퍼런스에서 폐막 연설을 한 HP의 퀀텀과학연구 최고 아키텍트 필립 J 큐크스는 “주요한 과학자들이 점차 새로운 핫 이슈인 NBIC 연구에 발을 들여 놓고 있으나 아직 이를 전담할 정부 부처가 없다”며 정부에 보다 강도높은 지원책을 요구했다.

 콘퍼런스에는 NBIC에 관심을 두고 있는 과학자·연구원들뿐 아니라 벤처캐피털들도 다수 참석, NBIC 상용화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나노(Nanotechnology), 생명공학(Biotechnology),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의 융합기술로 이들 첫 머리글자를 딴 NBIC 명칭은 지난 2001년에 처음 등장했다. 하지만 NBIC의 발음을 놓고 일부에서는 이엔빅(EN-bick)으로, 또 일부에서는 엔아이비빅(NIB-bick)이라고 부르는 데서도 알 수 있듯 아직 개념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신기술 분야다. 

 “하지만 컨버전스 주창자들은 새로운 연구분야인 NBIC에 연간 수백만달러를 지원해달라고 부시 행정부에 요청할 계획을 이미 세워놓고 있다”며 국립과학재단의 기술컨설턴트 제임스 캔톤은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기술트렌드연구소인 글로벌퓨처인스티튜트의 소장이기도 한 그는 “NBIC는 21세기의 파워 툴(power tool)”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가나노기술전략회의 의장 마하일 로코 박사도 “NBIC를 최우선 연구 순위로 삼는 연구소·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나노전략회의는 클린턴 행정부때 발족한 것으로 다시 부시 행정부에서도 이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는데, 올해 7억8000만달러의 예산이 책정됐다.

 로코 박사는 “NBIC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의 개념은 나노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기 위한 한 2000년의 콘퍼런스에서 처음으로 제안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NBIC가 상용화하기 위해선 아직 갈길이 멀다. 미 일각에서는 “NBIC의 성공을 위해서는 대학 등 교육과 조직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IBM 연구소의 행정연구원 제임스 스포러는 “컨버전스 기술은 차세대 기술임이 분명하다”고 전제하며 “하지만 나노, 바이오, 인지과학 자체만으로도 어려운 기술이다. 하물며 이들을 융합한다는 것은 진짜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NBIC 관련 연구소와 기업, 단체들은 이의 개념 확산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콘퍼런스 등을 개최할 예정인데 IBM의 경우 내년 가을에 국립과학재단과 공동으로 콘퍼런스를 개최, NBIC의 비즈니스계 할용을 모색할 방침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