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각주마다 다른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법을 단일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 컴퓨터정보거래법’(일명 유시타·UCITA:Uniform Electronic Information Transaction Act)이 변호사협회의 반대로 암초를 만났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미 변호사협회(ABA:American Bar Association)는 지난주 열린 전국모임에서 ‘유시타’의 승인을 거부했다. 미국 통일주법위원회의(NCCUSL:National Conference of Commissioners on Uniform State Laws)가 지난 1999년 7월 처음 발의한 ‘유시타’는 미국의 각 주마다 다른 정보거래와 관련된 계약(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등)을 일원화하기 위해 제안됐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이 법안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반면 소비자단체 등은 “기업측에만 유리하게 돼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실제 작년 8월 NCCUSL은 애리조나주에서 모임을 갖고 그동안 계속 비난을 받아온 UCITA에 대해 개정안을 제출, 승인을 받기도 했다. 당시 수정안은 가장 비난을 받아온 소프트웨어업체들의 전자자가구제(electronic self-help), 즉 소비자들이 계약을 어길 경우 업체에서 온라인을 통해 일방적으로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또 고객의 권리를 보다 강화해 상호연동성을 위해 구매한 제품에 대해 리버스엔지니어링을 허락했으며 각 주의 소비자법이 UCITA보다 우선하도록 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수정안도 이번에 거부를 당함으로써 ‘유시타’의 앞날은 불투명하게 됐다.
소비자단체인 미 자유연합(American Library Association)의 한 관계자는 “ABA의 유시타 통과는 통과의례로 여겨져 왔다”며 “이번 일은 소비자 진영의 승리”라고 말했다. 한편 NCCUSL은 ‘유시타’ 법의 초안을 다시 작성할지 등에서는 아직 입장 표명을 않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