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거리 길만 찾아다니는 이기적인 라우터 때문에 인터넷 속도가 떨어진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코넬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가르치는 에바 타르도와 팀 러프가덴 교수 팀은 최근 덴버에서 열린 ‘게임이론과 인터넷 계산’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가장 빠른 길만 찾아다니도록 설계된 ‘이기적인’ 라우터 때문에 인터넷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데이터의 길 안내를 맡고 있는 라우터가 인터넷이 막혔을 때 바로 다른 경로를 택함에 따라 주위 인터넷의 교통까지 연쇄적으로 지체되는 현상을 일으킨다고 분석했다.
마치 오프라인에서 운전자가 길의 차선을 마구 바꿀 때 교통 흐름이 느려지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들은 기존 라우터의 데이터 처리 속도가 33% 정도 느려지는 것을 각종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라우터를 설계할 때 사이버 공간에서 길이 막혀도 조금 참을 줄 아는, 즉 ‘이타적인’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