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처에 깔려있는 전기 콘센트를 상시 웹 접속장치로 만들어주는 전력선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접속기술이 떠오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아메렌과 공익시설업체들이 상용화 가능성을 겨냥해 현재 이 기술을 시험서비스하고 있다. 진정한 ‘플러그 앤드 플레이’ 기술인 전력선통신(PLC) 기술은 안전성만 입증된다면 광대역 인터넷 경쟁을 촉진시키고 인터넷 이용료를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농촌지역 디지털 격차 해소를 목표로 삼고 있는 연방 규제당국의 지지까지 얻고 있어 전망도 밝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위원장 마이클 파월은 지난달 “사실상 모든 빌딩이 전력 플러그를 갖고 있어 광대역 인터넷 접속에 이용될 수 있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FCC의 기술국장 에드먼드 토머스도 “시장경쟁 촉진을 위해 전력선 인터넷을 절대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었다.
어스링크 등 인터넷 서비스업체와 전기·수도 등 공익산업회사들로 구성된 전력선통신협회 (PLCA)의 회장 알랜 샤크는 “전력선 인터넷이 각광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인터넷의 비즈니스 관행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케이블TV나 전화선을 이용한 기존 광대역 업체들은 전력선 인터넷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도 이 기술의 가능성을 실증할 만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 3위 케이블회사인 차터커뮤니케이션스 등 기존 광대역 업체들은 초고속 인터넷에 비디오 그리고 일부 시장에서는 전화 서비스까지 함께 제공,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주장한다. 차터의 가입자는 현재 110만명에 육박한다.
디지털 전력선은 케이블이나 DSL 라인의 접속속도와 비슷한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이외에 케이블이나 전화선보다 더 널리 퍼져있는 전력선을 이용하고 있어 광대역 인터넷 접속 보급이 뒤처진 농촌지역에서는 방대한 새로운 통신 인프라를 하루밤 사이 설치해주는 이점이 있다.
이에 비해 케이블이나 DSL라인은 농촌지역에서는 인터넷 이용자가 많지 않아 케이블이나 위성 타워 설치비용을 보전할 만큼 사업성이 높지 않다. FCC 산하기관 전미기간통신사업자협회(NECA)가 2001년 12월에 공개한 한 보고서는 미국 농촌지역 전체에 인터넷망을 설치하려면 109억달러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아메렌은 미주리와 일리노이주에서 150만명 정도에게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데 중간 규모 볼트의 배전 시스템을 이용한 광대역 인터넷 도입과 사업성을 검토중이다. 이 프로젝트 책임자인 케이시 브라이트필드는 “전력선 인터넷 기술의 실용화 시기를 점치기가 아직 이르다”며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주력인 에너지사업을 지속하면서 인터넷접속사업에 진출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선 광대역 기술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전력연구소(EPRI)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래리 카미첼은 지금까지 실행된 전력선 인터넷 기술 시험은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아직 개발 초기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오리건의 비영리단체인 더글러스전기조합은 델라웨어 만한 크기의 서비스권역에서 9000여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글러스의 조합장 마크 도티는 전력선 인터넷 기술이 더글러스전기조합의 초고속 광케이블망을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조합은 올 여름 초 이 기술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리건의 산기슭 마을에 사는 바트 엑스파자는 집에서 하는 다이얼업 접속속도가 너무 느려 전력선 인터넷 기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컴퓨터 위에 서서 목을 빼고 기다리는 만화속 주인공 모습이 바로 나다”고 빗댔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