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가 기술 라이선스 공세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25일 C넷에 따르면 HP는 라이선스권 행사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자사의 기술과 관련한 지적재산(IP)을 취합, 통합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작업은 HP 최고기술책임자인 셰인 로비슨이 주도하고 있는데 연구개발에 연간 40억달러를 쏟아 붓고 있는 HP가 이전의 소극적 움직임에서 탈피, 기술을 대규모로 라이선스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어 업계 안팎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HP의 전략 및 기업 개발 분야 부사장 존 브레난은 “‘전략 및 기술 부서(Office of Strategy and Technology)’ 내부에 IP 라이선스 전담팀을 두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 팀은 HP 전체의 지적재산권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며 또 라이선스를 통해 매출을 올리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의 경우 IP를 경쟁사와 다른 기업을 공격할 잠재적 법률 무기로 삼아온데 비해 HP는 기술 라이선스 상업화에 그동안 공격적 행보를 취하지 않았었다. 이 때문에 HP가 일년에 기술 라이선스로 거둬들이는 비용은 전체 매출의 1%도 안되는 실정이다. 반면 경쟁사인 IBM의 경우 IT 전반에 걸쳐 특허권을 가지고 있으며 라이선스 매출도 총 매출의 1%를 훨씬 상회, 연간 10억달러 정도 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HP의 특허 공세 노력이 결국 수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데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HP의 라이선스 강화 노력은 반도체 분야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용 분자 회로 개발 등 나노 분야에 두드러진 업적을 보이고 있는 HP는 반도체 제조는 축소하는 대신 라이선스 강화 쪽으로 행보를 이전하고 있다.
컴팩과의 합병으로 더욱 거대해진 HP는 최근 몇년 들어 특허 보유 수를 크게 늘려 왔는데 미국 특허 및 상표청에 따르면 작년 HP는 전년보다 40% 늘어난 1385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는 HP가 특허출원에 있어 처음으로 상위 10위권(9위 기록)에 진입한 것인데, 이 중 컴팩이 기여한 부분이 25% 정도 된다. 업계는 HP가 비록 작년에 9위에 그쳤지만 향후 수년안에 2위로 올라 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HP는 전세계적으로 약 1만7000건의 특허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중 작년에 약 7000건을 전세계에 신청했다. 이 역시 전년에 비해 약 50% 증가한 것이다.
한 소식통은 “HP 피오리나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연구소와 유대 관계를 강화 하는 등 그동안 특허에 매우 지대한 관심을 표명해 왔다”고 덧붙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